'무역전쟁' 중국, 美 대신 유럽·아시아 곡물수입 확대 추진
'일대일로 프로젝트' 활용키로…대미 곡물 의존도 커 효과 미지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 발발에 중국이 미국에 의존하던 곡물 수입을 유럽과 아시아 지역으로 다변화할 조짐을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의 주요 대중 수출품인 대두, 수수, 옥수수, 밀 등의 곡물을 중심으로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이들 곡물의 수입을 줄이는 대신 이를 대체할 새로운 곡물 수입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 동남아, 유럽 등으로 경제 영토를 확장하려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중국의 이 같은 곡물 수입국 다변화 노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중국식량물자비축국 장우펑(張務鋒) 국장은 지난 6일 중국 간쑤(甘肅) 성에서 열린 일대일로 회의에서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일대일로 주변국과의 곡물 거래를 확대할 수 있도록 사회기반시설 건설 등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서부 접경지역에 자리 잡은 간쑤 성은 이를 위해 중앙아시아 및 유럽 국가로 연결되는 '곡물 회랑'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간쑤 성의 성도인 란저우(蘭州) 시의 경제개발구역에 세관을 설치하고, 5곳의 물류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간쑤 성의 곡물 수입 기업들은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등에서 곡물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더 많은 곡물 무역 박람회와 포럼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매년 1억t 가까운 대두를 수입해 전 세계 대두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이 이 같은 거대 수요를 충족시킬 새로운 공급선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SCMP는 전했다.
현재 중국은 전체 대두 수입의 절반을 브라질, 3분의 1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에서 수입하는 대두는 전체 수입의 1%도 되지 않아, 이들 국가로부터 수입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미국에서의 수입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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