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요람' 시리아남부 반군도 '항복'…정부군, 국경 탈환(종합)
다라州 반군 "중화기 포기·무장투쟁 중단…정부군도 4개 마을서 철수"
반군 6천여명 북서부로 퇴각 예정…국영TV "군, 핵심 교역로 국경 장악"…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7년 전 시리아 '아랍의 봄' 민중봉기에 앞장서 '혁명의 요람'으로 불린 다라 반군이 마침내 시리아 정부군에 무릎을 꿇었다.
시리아 다라주(州) 일대 반군이 6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러시아와 협상에서 무장투쟁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반군 통합사령부 대변인 후세인 아바지드는 "4개 마을에서 정부군이 철수하는 것을 전제로 반군이 중화기를 모두 넘기기로 했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AFP통신은 협상의 골격에 양측이 합의했으며 최종 타결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를 등에 업은 시리아군이 지난달 다라 탈환작전을 전개한 지 17일만이다.
과거 다라 반군 조직에 재정·훈련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과 요르단은 이번 전투에 개입하지 않았다.
정부군의 대대적인 공세에 주민 33만명이 요르단과 이스라엘 국경 쪽으로 피란했다.
러시아군과 반군의 협상은 이달 4일 결렬됐으나 정부군의 맹렬한 공세에 하루 만에 협상장으로 복귀한 반군은 러시아가 제시한 조건을 대체로 수용했다.
이날 시리아군은 다라주의 나십 국경검문소를 비롯한 요충지를 탈환했다고 시리아 국영TV가 보도했다.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도 러시아군과 시리아군 차량이 나십 국경으로 무혈입성했다고 보고했다.
요르단으로 이어지는 나십 국경은 시리아군이 이번 군사작전에서 주요 탈환 목표로 노린 곳이다. 3년 전 반군에 점령되기 전까지 시리아와 다른 중동권 사이 핵심 교역로 역할을 했다.
국영 매체의 보도와 달리 반군 대변인은 나십 국경을 민간기구가 관리하고, 러시아군이 이를 감시키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또 남서부에 남기를 원치 않는 반군 조직원과 가족은 북서부 반군 지역으로 철수를 허용했다.
앞서 결렬된 협상에서 러시아는 반군의 안전한 철수 보장 요구를 거부했다.
아바지드 대변인은 반군 조직원과 가족 6천명 이상이 북서쪽 이들립으로 퇴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리아 남부 반군 세력에 어느 정도 점령지가 남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날 러시아와 반군의 합의는 사실상 투항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다라 전투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알레포, 홈스, 동(東)구타에 이어 8년차 시리아내전에서 또 하나 중요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시리아·러시아군이 다라와 꾸네이트라 전부를 장악한다면 시리아에서 반군 지역은 터키군의 보호를 받는 북서부 이들립만 남는다.
다라는 2011년 '아랍의 봄'이 시리아로 확산했을 당시 초기 민중봉기가 일어난 상징적인 도시다.
반군 후원자인 터키군이 주둔하며 휴전을 감시하는 이들립과 달리 다라와 그 서쪽 꾸네이트라는 외국 군대가 주둔하지 않는, 반군의 마지막 독자 거점이다.
대규모 난민을 앞에 두고도 국경 개방을 거부한 요르단 정부는 피란민의 복귀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형제 시리아인의 귀가와 안전 보장을 모든 관련국과 최우선으로 논의했다"고 썼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군은 골란고원 인근의 시리아군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과 시리아 쪽 골란고원 사이의) 완충지대로 박격포 공격을 한 시리아군을 타격했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군의 포격이 의도적으로 골란고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반군을 공격하다 벌어진 일이라고 이례적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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