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홈런·안타 끊겨도 행복한 김재환 "이기는 야구로 만족"
7경기 연속 홈런·30경기 연속 안타로 최고의 타격감 뽐내
6일 잠실 삼성전 27호 홈런 포함 4타점…타점 1위 질주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매년 진화를 거듭하는 두산 베어스 4번 타자 김재환(30)은 올해 뜻깊은 두 가지 연속 기록 행진을 펼쳤다.
지난달 1일부터 8일까지는 7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5월 26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는 3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다.
KBO리그 연속 경기 홈런은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2010년 달성한 9경기가 기록이다.
연속 안타는 2003년에서 2004년에 걸쳐 박종호(2003년 현대 유니콘스, 2004년 삼성 라이온즈)가 세운 39경기, 단일 시즌으로 좁히면 1999년 박정태(롯데)의 31경기가 최장이다.
김재환은 지난달 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4타수 2안타로 홈런을 때리지 못해 연속 홈런 역대 2위인 7경기에서 기록을 마감했고, 4일 롯데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박정태의 기록을 눈앞에 두고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김재환은 기록이 무산돼도 아쉬움이 없다고 말한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 승리가 중요해서다.
6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만난 김재환은 앞서 연속 홈런과 안타가 중단된 것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기록이고, 그래서 오히려 아쉽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며 "1위 달리니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기는 야구만으로 정말 만족한다"고 말했다.
개인 타이틀에 욕심이 없다고 말하는 김재환은 올해 유력한 홈런과 타점왕 후보다.
6일 삼성전 시즌 27호 홈런으로 이 부문 리그 공동 1위에 복귀했고, 4타점을 더해 시즌 83타점으로 단독 1위를 질주했다.
김재환은 "앞으로도 개인 기록은 의식하지 않겠다"면서도 "그렇게 매일 팀이 이기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언젠가는 (개인 기록 달성이라는)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 기록에 초연한 김재환에게도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는 경외심을 품게 하는 존재다.
추신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44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벌여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재환은 "44경기에 연속해서 출루하는 건 정말 상상도 안 간다"고 했다.
그래도 김재환에게 연속 안타와 홈런 가운데 더 소중한 기록은 홈런이다.
그가 홈런 타자라서가 아니다.
김재환은 "홈런 친 날 팀이 더 많이 이겼던 것 같다"며 "그래서 더 생각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의 기분 좋은 징크스는 6일에도 이어졌다.
홈런 공동 선두에 복귀한 날, 두산은 0-5로 끌려가다가 13-6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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