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미세먼지·돌봄교실·자유학기제 두고 온라인 난상토론

입력 2018-07-08 07:11
학교 미세먼지·돌봄교실·자유학기제 두고 온라인 난상토론

서울교육청, 예산 편성 위해 22일까지 진행…의견 150건 쏟아져

홈페이지 통해 누구나 참여 가능…실무부서·교육감에도 전달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세먼지만 잡는 공기청정기보다 맑은 공기를 공급할 수 있는 필터가 설치된 기계식 환기장치가 필요합니다.", "초등돌봄교실을 일반학급과 겸용교실로 만들면 돌봄전담사도 담임교사도 불편합니다."

학부모라면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주제인 '학교 미세먼지', '초등돌봄교실', '자유학기제' 등을 두고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위한 '주민참여예산 온라인 토론'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토론주제는 '학교 미세먼지 저감방안', '초등돌봄교실 공간확보 및 시설구축방안', '자유학기(학년)제 운용 내실화 방안' 등 3가지다.

6일 오후까지 학교 미세먼지와 관련해 의견 110건이 나왔고 초등돌봄교실과 자유학기제에 대해서는 각각 24건과 12건이 접수됐다.

학교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공기정화장치 설치 외 기계식환기장치 등 추가대책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미세먼지 농도를 '보통'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내 유치원과 초등학교 모든 교실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된 교실이 단 한 곳도 없는 중·고등학교에는 학교당 2대씩 장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 시민은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공기정화장치가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면서 "일단 품질이 좋은 장치로 설치하고 관리비를 따로 책정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시민은 "기존 건물에 환기장치를 설치하기 어려우니 상대적으로 보여주기 쉬운 공기청정기 설치에 급급한 것 아니냐"며 "밀폐 공간에 공기청정기만 작동하면 이산화탄소와 각종 가스화합물이 증가해 미세먼지보다 나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수업이 진행되는 때만이라도 학교 주변 차량운행을 통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면 운영비가 드니 학교 옥상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해 에너지비용을 절약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초등돌봄교실에 대해서는 '겸용교실'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겸용교실은 초등돌봄교실로 활용할 공간이 없을 때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을 방과 후 초등돌봄교실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3월 현재 1천429실인 초등돌봄교실을 2022년까지 1천929실로 500실 늘리기로 했다. 늘어나는 초등돌봄교실 상당수는 공간확보 문제로 인해 겸용교실일 것으로 전망된다.

돌봄전담사라는 한 시민은 "겸용교실은 교사는 물론 돌봄전담사에게도 불편하다"면서 "겸용교실을 쓰면 선생님 눈치를 봐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이런 걱정 없이 학생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싶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초등 1학년 담임교사로 겸용교실을 경험해봤다고 밝힌 시민은 "(교실이) 겸용교실이 되면서 상담공간이 없고 전화로만 상담하게 돼 학부모와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면서 "학생들 하교와 돌봄교실 이용 학생이 (교실에) 오는 시각이 겹쳐 교실청소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시민은 컨테이너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도서실 등을 활용해 돌봄교실을 만들 경우 온돌 바닥을 만들도록 권장되는데 이것이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유학년제와 관련해서는 "유익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취지에 공감하지만, 지금처럼 운영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중학교 1학년생 엄마라는 한 시민은 "시행 초기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많다"면서 "학생들도 자유학기 때는 시험을 치지 않으니 그냥 놀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학부모는 "주변 학부모 대부분이 자유학년을 엄마가 알아서 아이에게 학원과 과외를 시켜 '영어와 수학 공부하는 시기'로 여긴다"며 "사교육비와 사교육에 들이는 시간이 훨씬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체험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를 꿈꾸는 아이에게 기자와 취재현장에 가볼 기회를 제공하고, 판사가 되려는 아이는 재판을 방청하게 하는 등의 활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취지다.

한 시민은 "학교나 지역별로 자유학기 내용이 너무 차이나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좋은 학교에 배정받으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간만 버리게 된다"면서 학교·지역별 격차 해소를 주문했다.

서울시교육청 주민참여예산 토론은 홈페이지(budget.sen.go.kr)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토론에서 제시된 의견은 실무부서에 전달되며 주민참여예산운영위원회 보고서에도 반영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보고된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