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홍보 책임자에 사상 처음으로 평신도 임명
이탈리아 기자 출신 루피니 홍보국장 임명…고위직에 평신도 '바람'
(바티칸시티=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교황청 홍보 부서 수장을 사상 처음으로 평신도가 맡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홍보국 책임자로 이탈리아 언론인 파올로 루피니(61)를 임명했다고 교황청이 6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재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산하 방송사인 TV2000 대표를 맡고 있는 루피니 신임 국장은 공영방송 RAI와 일간 일 메사제로 등 신문과 방송을 넘나들며 언론인으로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루피니는 일명 '편지 게이트'에 휘말린 다리오 에도아르도 비가노(몬시뇰)의 사퇴로 공석이 된 홍보국을 이끌게 된다.
비가노 몬시뇰은 지난 3월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5주년을 맞아 교황청이 발간한 11권짜리 서적을 소개하는 행사에서 퇴위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보낸 사적인 서한을 공개하면서, 편지 일부를 누락해 서한의 진의를 왜곡했다는 논란을 빚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편, 교황청은 최근 홍보처의 조직을 축소해 홍보국으로 개편, 평신도가 이 조직의 수장을 맡는 길을 열어놨다.
루피니 기자의 교황청 홍보국장 임명은 교황청 고위직에 평신도와 여성의 참여를 늘리겠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소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2016년에도 관례적으로 성직자가 맡아온 교황청 대변인을 미국 언론인 출신 그렉 버크로 교체하고,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바티칸 박물관 관장에 이탈리아 여성 예술사학자 바르바라 야타를 앉힌 바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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