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호서 빛 흡수해 에너지 만드는 새 단백질 발견
'헬리오로돕신' 응용분야 많지만 연구 더 필요한 상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과학자들이 갈릴리 호 바닥에서 빛을 흡수해 화학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단백질을 찾아냈다고 온라인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가 6일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빛 흡수 단백질을 찾은 것은 거의 50년만으로, 미생물의 빛 감지 방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빛을 이용한 연구나 데이터 저장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많은 유기체가 빛 감지 단백질을 이용해 태양 빛에서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식물이 엽록소를 이용한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얻는 것이 대표적이지만 박테리아나 조류(藻類) 등 작은 유기체는 비타민A의 전구체인 레티날이 혼합된 복합단백질인 '로돕신'으로 빛을 흡수해 화학 에너지로 만든다.
로돕신은 눈의 간상세포에서 시각수용체로 작용하며 어둠 속에서 사물을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제2의 로돕신을 찾겠다는 목표를 갖고 이스라엘 북동부 갈릴리 호에서 DNA 샘플을 수집했으며, 실험실에서 수집된 샘플을 대상으로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과 관련된 유전자를 가려냈다.
연구팀이 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빛 흡수 단백질을 발견했으며, 이를 '헬리오로돕신(heliorhodopsin)'으로 명명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에 밝혔다.
헬리오로돕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DNA는 빛을 흡수해 화학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로돕신과 유사하지만 빛 전환 주기가 길어 우리 눈의 로돕신처럼 빛 감지 단백질일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로선 이 단백질이 박테리아나 조류, 고세균(古細菌), 토양의 바이러스 등 도처에 존재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한다.
사이언스는 빛 감지 단백질이 데이터 저장에서 빛으로 유전자 조작된 신경세포를 다루는 광유전학에 이르기까지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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