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영국방문 때 '기저귀 찬 아기트럼프' 풍선시위
"인종차별 선동에 소수자·세계평화·지구생태 위협" 비난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영국 시위대가 이달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방문 기간 '기저귀 찬 아기 트럼프'를 묘사한 대형풍선을 띄우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등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높이 6m에 달하는 이 대형풍선은 "기저귀를 찬 오렌지색 아기 트럼프가 심술궂은 얼굴로 작은 한 손에 아이폰을 들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시위대는 오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 때 진행되는 '트럼프 반대' 행진에 맞춰 런던 의회광장 위로 2시간 동안 이 대형풍선을 띄울 계획이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실은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지지한다"면서 이날 이번 대형풍선 시위를 허가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런던경찰청과 영국항공관제센터(NATS)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시위대는 이번 '아기 트럼프' 시위를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2만 파운드(약 3천만원)를 모금했다. 또 1만여 명이 이 대형풍선을 띄울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요청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이번 시위 기획자들은 크라우드펀딩 페이지에 "도널드 트럼프는 허약한 자아와 아주 작은 손을 지닌 크고, 성난 아기"라면서 "그는 인종차별주의적 선동 정치가로 여성과 이민자, 소수자에게 위험한 인물이며 세계 평화와 지구 생명체의 미래에 치명적인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2박 3일의 영국 실무방문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간 테리사 메이 총리의 지방관저를 방문한 뒤 런던 인근 윈저 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의 영국 방문을 두고 많은 영국인은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여왕 접견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 정책과 극단적인 성격에 반감이 있는 영국인들의 분노에 다시 불을 붙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전에도 반(反)트럼프 정서가 팽배했지만, 최근 불법 입국자와 어린 자녀를 격리하는 미국의 정책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국인들의 분노가 더욱 커졌다는 설명이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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