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관세시대 살아남으려면…" 美中업계 생존전략 급선회

입력 2018-07-06 15:44
"高관세시대 살아남으려면…" 美中업계 생존전략 급선회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이 현지 시간으로 6일을 기해 대중 관세 폭탄을 터트리면서 양국 업계는 고율 관세에 맞춰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중 기업들은 관세 폭탄을 피해 제조 공장을 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설비 투자를 보류하는 등 살길을 찾느라 비상에 걸렸다.

체감하는 피해가 가장 큰 곳은 미국 농가다. 인디애나 주에서 콩을 기르는 브렌트 바이블은 농부들이 트랙터, 곡물 저장 설비 등의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콩은 미국에 맞서 중국이 맞불 관세를 예고한 대표적 품목이다. 이 때문에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면 미 농가로서는 출혈이 클 수밖에 없다.

한 화학 업체는 관세가 부과되기 전 중국으로 수출을 완료하려고 배송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또 미국기업들은 중국의 보복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공장 중 일부를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컨설팅 업체인 엘라마소프트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베트남, 멕시코 같은 나라로 공장을 이전하기 시작했으며, 신규 공장 설립이나 장기 구매 계약 등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 사정도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베이징의 한 스테이크 식당에서는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최근 중단했으며, 곡물 수입 업체들은 미국산 대신 브라질산 콩 수입을 확대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지난 5월 브라질산 콩 수입이 30% 이상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미중 관세 전쟁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 위스콘신 주에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허스코인터내셔널은 이날부터 당장 중국에서 들여오는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받게 됐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

이 회사 관계자는 관세부과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 경쟁사보다 불이익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 일본의 경쟁사들은 아시아에서도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 관세부과를 피해갈 수 있다"면서 "최대 고민거리를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쏟던 미국 대기업들도 고래 싸움에 낀 새우 신세가 됐다.

애플, 월마트, 제너럴모터스 등은 중국에 진출해 현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왔으나 중국의 대미 보복이 현실화하면 세관 지연, 회계 조사, 규제 강화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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