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외무장관, '난민옹호' 정우성 두고 "정치인들이 도와야"(종합)

입력 2018-07-06 17:28
수정 2018-07-06 20:20
교황청 외무장관, '난민옹호' 정우성 두고 "정치인들이 도와야"(종합)

"정치는 정의 위한 노력이어야…국회 가톨릭 의원 간담회

별도 기자간담회도 개최…"한반도평화, 신자들에게 주어진 책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한지훈 기자 = 교황청 외무장관인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는 6일 제주 예멘 난민 수용을 둘러싼 찬반 논란과 관련,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인들은 현실에 적합한 정책을 만들어내고, 국민이 두려움이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한 중인 갤러거 대주교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가톨릭 신자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예멘 난민을 옹호했다가 국민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배우 정우성씨를 축복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부탁에 이같이 답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우리들의 정체성이 난민을 통해 위협받을 정도로 나약한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난민에 대한 자비심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나라 정책이라든가 유리한 여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정우성씨는 최근 제주 예멘 난민 문제와 관련해 "난민에 관한 잘못된 불신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갤러거 대주교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난민 이슈에 대해 "아주 현실적이고 전 지구적이며 쉽게 사라지지 않을 문제"라며 "교황님도 이 비극적인 문제에 대해 신자나 비신자 모두 자비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갤러가 대주교는 "예전에 한국 담당이었기 때문에 한국의 상황과, 한국이 현대적이고 발전된 나라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었는데 판문점 비무장지대에 가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이 갈라진 지 불과 70년도 되지 않았는데 같은 나라가 이렇게 달라졌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비무장지대(DMZ), 제3 땅굴 등을 둘러봤다. 그는 1990년대 후반 인도적 지원 협의를 위해 북한에 두 차례 다녀왔으며,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러거 대주교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가톨릭 교회의 역할도 당부했다.

그는 "이는 신자들에게 주어진 책임이고 정체성과도 관련된 일"이라며 "우리는 모든 기회를 살려서 평화를 전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앞서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치에서 민감하고도 희망찬 이 시기에 여러분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일하고 계시는지 잘 알고 있다"며 "교황청은 한국 국민을 위해 날마다 봉사하는 여러분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11년 9월 모국인 독일 연방의회(분데스탁)에서 '정치는 정의를 위한 노력이어야 하고, 평화를 위한 기본 전제조건을 수립하는 것이어야 한다'라는 취지로 연설했다고 인용한 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전임 교황님들의 길을 따라 정치 활동이 언제나 고결한 사명으로 유지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신다"고 소개했다.

그는 "선악을 분별하는 법을 아는 것은, 생명존중과 평화와 인간발전 같은 드높은 이상을 실현하는 법을 아는 것은 지적 통찰의 문제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직접 위로부터 주시는 은총"이라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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