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열두 발자국·불안에 대하여·i세대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 로버트 H. 프랭크 지음. 정태영 옮김.
사람들은 자신의 실패를 설명할 때 운이 나빴다고 하면서 성공했을 때는 모든 공을 자신에게로 돌리고 싶어한다.
책은 부와 성공을 순전히 자신의 노력과 실력 때문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실력주의'의 허구성을 파헤친다.
현실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생각보다 훨씬 많은 운이 따라야 한다. 그리고 그 운은 유전자와 환경이 버무려진 결과다.
미국에서 부모 소득과 자녀 소득 사이의 상관관계는 0.5로, 부모 자식의 키 사이에서 나타나는 상관관계와 거의 같다고 한다.
법 제도와 교육 시스템,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 혹은 한창 성장기에 거머쥘 성공의 기회가 많은 나라에 태어난 것도 운 때문이다.
책은 운이 사회적, 물질적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 경제학 석좌교수인 저자는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에 있어서 행운의 역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들 실력주의자의 문제는 단순한 착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공공 투자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모두에게 좋은 환경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세금을 내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보다 많은 사람이 행운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누진소득세 대신 누진소비세를 제안한다.
소비에 대한 한계세율이 올라가면 저축과 투자가 촉진되고 더 나은 사회기반시설을 위해 투자할 추가적인 세수가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항아리. 288쪽. 1만5천원.
▲ 열두 발자국 = 정재승 지음.
대중에게 친숙한 뇌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과학콘서트'의 저자인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17년 만에 출간한 신작.
지난 10년간 저자가 진행했던 강연 중 호응이 컸던 12개 강연을 선별해 책으로 묶어냈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올바른 선택과 의사결정에 필요한 지혜는 무엇인지,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기회는 어떻게 찾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더 나은 선택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뇌과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어크로스. 400쪽. 1만6천800원.
▲ 불안에 대하여 = 앤드리아 피터슨 지음. 박다솜 옮김.
오랫동안 불안 장애를 앓아온 저자가 내밀한 고백을 통해 불안의 실체를 보여준다.
미국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불안 장애를 마주하게 된 이후 자신의 삶을 악전고투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라도 닥칠 수 있는 불안이라는 실체 없는 대상이 주는 고통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열린책들. 440쪽. 1만6천원.
▲ i세대 = 진 트웬지 지음. 김현정 옮김.
1995년 이후 태어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자란 i세대에 대한 보고서.
i세대의 i는 인터넷을 뜻한다. 이들은 고등학교 입학 전에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으며 인터넷 이전 시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는 물론 직전 선배인 밀레니얼 세대와도 다르다.
i세대는 반항적이지 않고 관용적이지만 그리 행복하지는 못하다. 느리게 성장하는 탓에 어른이 될 준비가 충분치 않다.
미국 대학생 대다수가 i세대에 속하며, 이들은 취업 시장에도 나오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많은 i세대와 심층 인터뷰, 설문조사 등을 통해 i세대의 존재를 드러낸다.
매경출판 생각정거장. 524쪽. 2만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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