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농업'을 한 눈에 본다…예비 귀농인 발길 줄이어

입력 2018-07-06 11:56
수정 2018-07-06 12:11
'스마트 농업'을 한 눈에 본다…예비 귀농인 발길 줄이어



2018 대한민국 귀농·귀촌 박람회…이른 아침부터 상담 부스 '북적'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 한 전시관에 자리한 선반 모양의 4층짜리 수직 농장. 온실 앞에 마련된 터치패널에 나타난 '가시광선' 버튼을 누르니 '라이트 온'(Light On) 표시와 함께 온실 안 LED 등이 환하게 켜졌다.

이어 'CO2(이산화탄소) 공급' 버튼을 누르니 온실 속 이산화탄소 농도가 1천30ppm에서 1천250ppm까지 올라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이날부터 8일까지 여는 '2018 대한민국 귀농·귀촌 박람회'에 마련된 스마트 농업관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행사는 '귀농·귀촌, 농업의 미래를 잇다'를 슬로건으로 삼아 65개 지자체가 참여한 지자체관, 20개 부스가 차려진 청년창농관, 20개 부스를 선보이는 스마트 농업관, 귀농 콘퍼런스 등으로 채워졌다.

최근 귀농·귀촌에 쏠린 관심을 보여주듯 오전 10시 전시관이 문을 열자마자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행사장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방문객들은 IoT 기술을 접목해 실시간으로 온실 환경을 조절하는 수직 농장을 바라보며 이리저리 만져봤다. "빛을 바꿀 수 있느냐"라거나 "수직농장을 만드는 데 정부에서 지원하는 부분이 있느냐" 등 이런저런 질문도 던졌다.

아빠 손에 이끌려 온 꼬마 아이는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등으로 변하는 조명을 보고 호기심 가득한 눈을 떼지 못했다.

농정원 관계자는 "수직농장은 스마트팜이 가장 발달한 형태로, 완전하게 밀폐된 곳이나 도시에서도 인위적으로 환경을 조절할 수 있다"며 "다만, 설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같은 면적에서 최대한의 생산성을 끌어내고자 수직으로 여러 층을 쌓는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수직 농장은 인공 강우를 이용해 일반적인 환경에서보다 재배 기간이 3분의 1에 불과하다고도 부연했다. 적외선은 성장을 촉진하는 데, 자외선은 영양을 공급해 작물을 튼튼하게 키울 때, 가시광선은 일반적인 자연광으로 각각 쓰인다고도 했다.

행사장에 모형으로 설치된 수직농장에는 로메인, 바질, 인삼, 양상추 등이 심겨 있었다. 실제로도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을 심는다는 설명이다.



바로 옆에는 소에 작은 캡슐을 먹인 뒤 스마트폰으로 그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라이브케어' 부스가 차려졌다. '경구 투여형 동물용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캡슐이 소의 체온, 임신 여부, 분만 관련 정보 등을 중계기로 보내면 이를 스마트폰 앱으로 즉시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소의 질병을 예방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정기와 수정기를 예측해 소 마릿수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농업 방제용 드론, ICT 융복합 농·수·축산 스마트 환경제어시스템 '반딧불이' 등 스마트 농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다양한 부스가 방문객을 맞았다.

청년창농관에서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귀농·귀촌 지원 정책을 안내하고 상담했다. 특히 관련 단체 관계자가 나와 부스에서 일대일로 상담을 하고, 구체적인 컨설팅을 벌였다.

농촌진흥청은 청년농업인 육성 방향과 우수 사례를 안내했고, LH공사는 귀농·귀촌 주택단지 리츠 사업을 소개했다. 농정원 귀농·귀촌종합센터는 청년 지원 정책과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귀농닥터'를 통해 재배 품목과 영농 기술을 설명했다.

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각 상담 테이블은 귀농의 꿈을 안고 각지에서 온 방문객들로 꽉 찼다. 상담을 받으러 온 이들은 노부부부터 젊은 부부까지 다양했다.



여주농업경영전문학교에서 학생 40여 명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김환주(57) 교수는 "농촌뿐 아니라 서울이나 경기 등 도시에서 온 학생들도 많은데, 이번 행사를 통해 농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다"며 "귀농 대상지를 찾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관은 전국 각지 시·도가 광역자치단체별로 부스를 차려 지역의 특색을 알렸다. 군산은 토마토와 초록통곡물, 임실은 치즈 제품과 표고버섯, 영광은 찰보리찜떡과 모싯잎송편 등 지역이 자랑하는 먹을거리도 풍성하게 내놨다.



특히 단순한 '지역 소개'를 넘어 ▲ 선도 농가 기술 노하우 전수 프로그램 '주작목 배움교실'(강진), ▲ 연어 귀농인 정착장려금 지원(장성) ▲ 귀농인의 집 운영(해남) 등 예비 귀농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원 정책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 성동구에서 유통업에 종사하는 박진성(52)·김수연(52) 씨 부부는 "귀농에 실제로 관심이 있어서 이번 박람회를 찾았다"며 "귀농을 앞두고 지역을 선정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싶어서 왔다. 단순한 경제적 지원 외에도 주거, 교육, 지역 네트워크 등 어떤 지원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3일간 진행되는 행사는 매일 '귀농·귀촌의 꿈, 그 길을 묻다!', '귀농·귀촌의 꿈, 그 길을 즐기다!', '귀농·귀촌의 꿈, 그 길을 찾다!' 등 서로 다른 주제로 귀농 콘퍼런스도 선보인다.

콘퍼런스에서는 4차 산업혁명, 청년 창업, 지역 활성화 사례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먼저 농촌에 정착해 성공한 '귀농 선배'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주최 측은 "귀농·귀촌의 진정한 가치를 관람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게 구성한 실전형 박람회"라며 "스마트 농업 등 농업·농촌의 새로운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전파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