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법관 후보 2∼3명으로 압축"…캐버노·케슬리지 유력

입력 2018-07-06 11:44
수정 2018-07-10 14:33
트럼프 "대법관 후보 2∼3명으로 압축"…캐버노·케슬리지 유력

"일요일까지 결정해 월요일 발표"…가톨릭 女판사 배럿도 최종후보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이달 말 퇴임하는 앤서니 케네디 연방대법관 후임으로 2∼3명을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몬태나주 연설을 위해 탑승한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대법관 후보군을) 4명으로 줄였다고 생각한다. 2명 또는 3명까지 줄였다"고 말했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까지 결심을 내리고 월요일에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후임 대법관 발표는 미 동부시간으로 9일 오후 9시로 예정돼 있다.

금주 초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 대법관의 후임자 선발을 위해 7명의 후보를 면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중 누가 최종 후보군인지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브렛 캐버노(53)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와 레이먼드 케슬리지(51) 제6 연방순회항소법원 판사가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외에 에이미 코니 배럿(46·여) 제7 연방순회항소법원 판사도 최종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배럿보다 폭넓은 법조 경력을 갖춘 캐버노와 케슬리지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두 사람을 배럿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한다.







캐버노와 케슬리지는 모두 50대 초반이어서 최대 수십 년 동안 대법관으로 재직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이는 40대인 배럿 판사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닐 고서치 대법관 지명에 이어 이번 케네디 대법관의 퇴임을 계기로 사법부에 보수 색채를 더하겠다는 생각이어서 상대적으로 젊은 후보들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캐버노 판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비서관으로 근무하는 등 정치 경험도 갖췄다. 그는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조사한 케네스 스타 전 특별검사팀의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캐버노 판사는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판사로 임용돼 2006년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캐버노의 기존 판결이 충분히 보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그의 지명을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슬리지 판사도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2008년부터 판사로 재직한 보수 성향 법조인이다.

미시간대 로스쿨 출신의 케슬리지 판사는 1990년대 후반 케네디 대법관 밑에서 연구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지만, 판사 임용 전까지의 경력은 대부분 개인 영업이다.

그는 공화당의 강경 보수 세력인 '티파티'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국세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티파티 측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려 이름을 알렸다.

블룸버그는 케슬리지가 백악관에 깊은 인상을 줬으며, 과거 대법관 공백 때에도 후임자로 검토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판사로 직접 발탁한 배럿은 그 전까지 모교인 노트르담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했다.

가톨릭 신자로 자녀 7명의 엄마인 배럿은 과거 '가톨릭 판사는 낙태, 사형과 관련된 사건에서 법적으로 구속된 입장'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작년 상원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일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중 누구를 지명하더라도 상원 인준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누가 되든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자가 낙태 권리, 오바마케어(ACA·전국민건강보험법) 보호, 동성 결혼 등의 문제를 후퇴시키는 결정을 할 수 있다며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51석, 민주당과 무소속이 49석으로 공화당이 근소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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