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사의 찬미·주군의 여인
지평선·물류창고·Lo-fi·개와 하모니카·문학의 도시 런던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사의 찬미 = 한소진 작가의 장편소설.
'선덕여왕', '정의공주' 등 역사 속 여성들을 소설로 조명해온 작가가 우리나라 최초 여성 성악가 윤심덕(1897∼1926)의 삶을 소설로 썼다.
윤심덕의 행적이 언급된 각종 기사와 문헌을 조사하고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했다. 윤심덕은 스물일곱 살에 일본 유학을 마치고 서울 무대에 데뷔해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극작가이자 유부남이었던 김우진과 사랑에 빠지면서 세상의 비난을 받는다.
해냄. 360쪽. 1만5천원.
▲ 주군의 여인 1·2 = 현대 프랑스문학 거장으로 꼽히는 알베르 꼬엔의 대표작. 1968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받았고, 1999년 유력 일간지 르몽드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책 100선'에 들었다.
꼬엔은 20년 넘게 국제노동기구, 국제난민기구 등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프랑스 문단과 거리를 유지한 채 독자적인 문학을 구축한 독특한 작가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스위스 호반 도시를 배경으로 잘생기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남자 주인공 '쏠랄'과 부하 직원의 아내 '아리안'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현대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새로운 안나 카레니나 혹은 마담 보바리의 사랑 이야기"라는 평을 들었다.
윤진 옮김. 창비. 644쪽/716쪽. 각 권 1만7천원.
▲ 지평선 = 재일 시인 김시종의 첫 시집.
1955년 일본에서 일본어로 출판된 시집으로, 이번에 일본문학 연구자이자 번역가인 곽형덕 씨가 한국어로 옮겼다.
한국전쟁을 비롯해 미군의 오키나와 점령과 지배 등 1950년대 전 세계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바라보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소명출판. 243쪽. 1만2천원.
▲ 물류창고 = 이수명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물류창고'라는 제목의 시 열 편이 수록된 것이 특징이다. 주체와 대상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그에 따라 어떤 행위를 하는지 명확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행위들이 무한히 반복하는 공간으로서 물류창고를 보여준다.
"그는 묻는다 여기서 뭘 하려던 거지/나는 말한다 글쎄 모르겠어/그는 묻는다 뭘 모르는 거지/나는 말한다 창고 안을 돌아다니면/뭘 하려 했는지 자꾸 잊어버려/저쪽으로 갔다가 글쎄 모르겠어 그냥 돌아오게 돼" ('물류창고', 32∼33쪽)
문학과지성사. 154쪽. 8천원.
▲ Lo-fi(로-파이)= 강성은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시인은 2005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당선된 이래 동화적 상상력을 낯선 방식으로 풀어낸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잠재된 감각을 탐구한 '단지 조금 이상한'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시집에서는 기존에 보여준 초현실적 상상력을 뒤틀어 현실 세계를 묘파하는 시들을 선보인다.
제목의 '로-파이'는 저음질을 뜻하는 음향 용어로, 시인은 독자들을 정체불명의 나직하고 깊은, 확신이 불가능한 시공간으로 데려다 놓는다.
"좋은 사람들이 몰려왔다가/자꾸 나를 먼 곳에 옮겨 놓고 가버린다//나는 바지에 묻은 흙을 툭툭 털고 일어나/좋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죄와 벌' 중)
문학과지성사. 96쪽. 8천원.
▲ 개와 하모니카 =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집.
공항 로비에서 만나게 된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순간들을 선명하게 그려낸 '개와 하모니카'를 비롯해 총 6편의 단편소설이 실렸다. 표제작은 제38회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을 받았다.
소담출판사. 188쪽. 1만2천800원.
▲ 문학의 도시, 런던 = 영국의 독립출판사 갤리 배거 프레스의 공동설립자인 엘로이즈 밀러와 샘 조디슨이 함께 쓴 인문서.
영국 런던을 문화와 문학의 도시로 새롭게 조명한다. 런던의 역사와 문화, 문학계의 뒷얘기들을 총 21개의 테마로 나눠 보여준다. 영국 초창기 문학의 후원자 역할을 한 알프레드 대왕과 제프리 초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같은 대가들부터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활동, 바이런, 키츠, 워즈워스 등 낭만파의 사랑과 미스터리한 죽음, 찰스 디킨스, 오스카 와일드의 이야기 등을 다룬다.
이정아 옮김. 올댓북스. 368쪽. 1만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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