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독립기념일 불꽃축제 곳곳서 사고…최소 3명 사망, 부상 속출
부러진 거목에 깔리고, 벼락 맞고, 폭죽에 다치고, 언쟁끝 총격도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242번째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을 맞아 곳곳에서 퍼레이드와 불꽃축제가 열려 인파가 몰린 가운데 크고 작은 사고가 속출했다.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안긴 사고는 일리노이 중서부 록아일랜드에서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ABC·CBS 방송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 록아일랜드의 법원 잔디광장에서 불꽃축제가 진행되던 중 거목의 가지가 부러지며 관람객들을 덮쳐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지역 경찰은 나무의 수령을 약 100년으로 추정하면서 "부러진 참나무 가지의 크기는 폭 2.5m, 길이 14m이며, 약 8m 높이에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61세 남성이 현장에서 숨지고 7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가운데 72세 남성은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부상자 가운데 21세 임산부가 포함돼있으나 병원 도착 후 출산, 아기와 산모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나무의 수령이 오래되기는 했으나 양호한 상태"라면서 가지가 부러진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카고를 비롯한 일리노이 북부지역에서는 불꽃축제 관람객 4명이 낙뢰에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린 시카고 도심 미시간호변에 불꽃축제 행사 직후 갑작스러운 비와 함께 번개가 내리쳐 비를 피해 움직이던 한 여성이 낙뢰에 맞아 중상을 입었으며, 무리와 함께 호변에 서있던 한 남성이 낙뢰를 맞고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났다.
시카고에서 약 88km 떨어진 소도시 셰리단에서는 동네 야구장에서 불꽃축제를 기다리던 18세 남성과 4세 여자 어린이가 낙뢰를 맞아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행사는 취소됐다.
이외에도 플로리다 주 메릿아일랜드에서 독립기념일 파티를 즐기던 20대 남성이 폭죽에 불을 붙이려다 폭죽이 폭발하면서 손가락 2개가 절단되고 청력을 손실하는 사고를 당했다.
매사추세츠 주 마셜 필드에서는 해변에서 가족과 함께 폭죽놀이를 지켜보던 열살짜리 남자 어린이 발에 불꽃이 떨어져 2도 화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다.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는 자정이 넘은 시간 아파트 단지에서 폭죽놀이를 하던 19세 남성과 40대 주민 간에 벌어진 언쟁이 총격으로 이어져 19세 남성이 숨졌다.
한편 ABC방송은 "폭죽 사고의 68%는 독립기념일에 발생한다"며 "독립기념일 폭죽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연평균 760명, 폭죽에 의한 사망 사고는 매년 7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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