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어기간 끝났다" 일제히 닻 올린 남해 멸치잡이 선단

입력 2018-07-05 15:02
"휴어기간 끝났다" 일제히 닻 올린 남해 멸치잡이 선단

가공선 펄펄 끓는 바닷물에 갓 잡은 멸치 삶아 보관

전국 마른멸치 수요 절반가량 공급, 올해 매출액 900억 목표



(통영=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5일 경남 통영시 사랑도 인근 해역에서 기선권현망 어선들이 멸치잡이에 한창이다.

지난 3개월(4∼6월)간의 법정 휴어기간을 끝내고 이날 첫 출어를 했다.

기선권현망이란 끌그물을 선박 두 척 사이에 연결한 뒤 V자 모양으로 끌면서 멸치를 잡는 어업이다.

배로 한 시간 넘게 달려야 나오는 이곳은 통영과 남해 사이 해역이다.

이 지역 어민들은 매년 멸치를 잡아 전국 마른멸치 수요량의 절반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어민들은 보통 매일 오전 5∼6시 바다로 나와 오후 6시까지 조업활동을 한다.

한 번 투망해 잡아 올린 멸치는 그 무게만 750㎏∼1t에 달한다.

보조선 2대가 그물을 쳐 잡은 멸치는 곧장 가공선으로 옮겨졌다.

가공선은 어획한 멸치를 즉석에서 바닷물로 삶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바로바로 잡아 올린 멸치를 현장에서 삶는 이유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조업이 끝날 때까지 보관하다 육지에서 멸치를 삶으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맛도 변해 상품성이 떨어진다.

어민들은 잡아 올린 멸치를 채로 퍼서 넓적한 판 위로 올렸다.

판 위에 멸치를 평평하게 퍼뜨린 뒤 곧장 끓는 바닷물에 집어넣어 삶았다.

바닷물이 끓으며 내뿜는 수증기가 선박을 가득 메워 앞을 제대로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

끓는 바닷물은 최고 100도를 웃돌 정도로 뜨거워 자칫 잘못하면 바닷물이 내뿜는 수증기에 화상을 당할 위험도 크다.

즉석에서 삶은 멸치는 따로 보관해뒀다가 육지로 돌아가면 말리는 과정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다.



기선권현망 어선 어민들은 매일 이런 작업을 10여 차례 반복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어민은 "멸치를 한번 잡으러 나가면 일하는 내내 땀이 식지 않을 정도로 몸이 고되다"며 "그러나 전국에 팔리는 멸치는 내 손을 거쳐야 한다는 자부심이 있어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멸치 권현망 수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경남의 권현망 어선은 총 276척이다.

연도별 조업현황은 2015년 1만8천845t, 2016년 1만2천645t, 2017년 1만5천37t으로 매년 700억∼1천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수협은 올해 매출액 900억원을 목표로 조업하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오늘을 기점으로 남해안 멸치어업이 9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며 "올해도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맛 좋고 싱싱한 멸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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