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의장단 구성 놓고 민주·한국당 '신경전'

입력 2018-07-05 14:18
수정 2018-07-05 14:34
충북도의회 의장단 구성 놓고 민주·한국당 '신경전'

민주당 "상임위원장 배려"…한국당 "승자 독식, 협치 외면"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제11대 충북도의회 출범 첫날부터 의장단 구성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신경전을 벌였다.



충북도의회는 5일 제365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어 의장에 민주당 장선배 의원, 부의장에 황규철·심기보 의원을 선출했다.

민주당은 지난 3일 당내 경선을 통해 의장단 후보를 결정했다.

다수당이 의장을 맡았던 관례에 따른 것이다. 이번 도의회는 32석 가운데 민주당이 28석, 한국당이 4석을 차지했다.

4년 전 10대 도의회와 11대 도의회에서 양당의 처지는 완전히 역전됐다.

10대 도의회에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31석 가운데 21석을 차지한 제1당이었고,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당시 민주당은 현재의 한국당보다 배가 넘는 10석을 갖고도 원 구성에서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장을 1석도 배정받지 못하는 등 완전히 배제됐다.

이 때문에 11대 도의회 원 구성을 둘러싸고 민주당이 한국당에 상임위원장 등을 배려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민주당은 6개 상임위원장과 2개 특별위원회 가운데 상임위원장 1석을 한국당에 배정하기로 내부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한국당 도의원들은 본회의가 열리기 전에 기자회견을 해 민주당을 비판한 데 이어 본회의에서도 이를 문제 삼았다.

한국당 이옥규 의원은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은 야당 시절 외쳐온 상호 합의와 협치를 내팽개친 채 승자 독식 논리로 불통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원내대표인 연철흠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상생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한국당에 상임위원장 1석을 배려하겠다고 했지만 한국당은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장 1석, 특위 위원장 등 3석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4석에 불과한 한국당의 요구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얼마나, 어떻게 더 양보해야 불통이라고 말하지 않을지 이해가 안 된다"며 "개원 첫날부터 민주당을 매도하며 발목을 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본회에서 논란이 더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신경전은 4년 만에 제1당이 된 민주당에 정치력을 발휘해 도의회를 갈등 없이 끌고 가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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