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룰라 대선후보' 전략 포기 안 해"
'플랜 B' 논의에 일단 제동…대선 캠프 구성 착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내세우는 전략을 유지하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은 공식적인 선거 캠페인이 시작되기 직전인 오는 8월 15일까지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룰라 전 대통령을 대신해 다른 인사를 후보로 내세우는 문제를 놓고 벌어지는 당 안팎의 논의에 일단 제동을 걸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노동자당은 부패혐의로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이른바 '플랜 B'를 위한 내부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북동부 바이아 주지사를 지낸 자케스 바기네르, 상파울루 시장을 지낸 페르난두 아다지, 글레이지 호프만 노동자당 대표, 세우수 아모링 전 외교장관 등이 유력 인사로 거론됐다.
그러나 노동자당은 이들이 룰라 전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실제 득표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룰라 전 대통령 33%, 극우 성향인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 15%, 중도 성향 정당으로 분류되는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소속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 7%, 중도좌파 민주노동당(PDT)의 시루 고미스 대표와 중도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제라우두 아우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 각각 4%로 나왔다.
룰라 전 대통령을 제외한 여론조사에서는 보우소나루 의원이 17%로 가장 앞섰고 시우바 전 의원이 13%로 오차범위 안에서 대등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고미스 대표는 8%, 아우키민 전 주지사는 6%였다.
한편,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대선 캠프를 구성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대표를 역임한 주제 세르지우 가브리엘리와 히카르두 베르조이니 전 통신장관, 룰라 연구소의 파울루 오카모토 소장 등이 캠프를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1차 투표일은 10월 7일이고,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대선 1차 투표일을 100일도 남기지 않았으나 대선 판세는 여전히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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