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연정 위기 넘기나…사민당, 난민센터 조건부수용할 듯
사민당 "폐쇄적인 난민캠프 안돼" 요구…난민강경파 기사당, 긍정 신호
극우 AfD, 메르켈 퇴진요구…"정부 이미 실패"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합의한 난민 환승센터가 난민의 행동반경을 비교적 자유롭게 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대연정 붕괴 위기 속에서 극적으로 마련한 난민정책 합의안을 놓고, 대연정의 한 축인 사회민주당은 폐쇄적이지 않은 난민 환승센터를 수용 조건으로 내걸었다.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지대에 세우기로 한 난민 환승센터는 유럽연합(EU)의 다른 회원국에 이미 망명 신청이 된 난민을 선별해 송환하기 위한 공간이다.
4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사민당은 전날 기민·기사 연합과 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폐쇄적인 난민캠프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사민당 소속인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전날 대연정 3당 회의 후 "모든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없지만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며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전했다.
사민당은 2015년 발칸 반도를 통해 시리아 난민 등이 대규모로 들어왔을 때 국경지대에 난민 수용시설을 설립하는 문제를 놓고 강력히 반대해 관철한 바 있다.
당시 사민당은 난민 수용시설에 대해 '거대한 감옥', '집단수용소'라고 비판했다.
사민당의 이런 입장에 대해 이번 내홍을 주도한 난민강경파인 기사당도 수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기사당 대표인 제호퍼 장관은 전날 당내 회의서 "우리는 사람들을 가둬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다만, 난민 환승센터 내에서의 난민의 세부적인 권리를 놓고 협의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을 수 있다.
대연정 3당은 오는 6일 회의를 열고 난민 환승센터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극우정당으로 제1야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메르켈 총리에게 사퇴할 것을 주장했다.
알리체 바이델 AfD 공동원내대표는 이날 연방하원에서 "정부는 이미 실패했다"며 "메르켈 총리와 제호퍼 장관은 그들의 권한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메르켈 총리는 망명 신청자들에게 수많은 예산을 쓰게 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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