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자 3인방의 대화…"악재 쌓인 지금이 투자 적기"

입력 2018-07-04 19:21
가치투자자 3인방의 대화…"악재 쌓인 지금이 투자 적기"

"남북 경협, 저성장에서 탈출할 유일한 돌파구"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최근 국내 주가 하락에도 가치투자 대가들은 꾸준히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4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8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펀드 10주년 운용보고회'에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이사 등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자 3명이 함께 참석했다.

이들은 가치투자 철학을 비롯해 자본시장과 금융상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허 대표는 "지금 투자 환경으로 보면 악재만 있고 주가가 싸다는 것 외에 호재는 안 보인다"며 "수출 환경과 내수가 안 좋고 실업률은 높아지고 금리는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주가에 악재가 많이 반영돼 지금이야말로 진짜 가치주에 가치 투자할 시기"라며 "충분히 저평가됐다는 생각이어서 비싼 주식을 팔아서 싼 주식을 사는 것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도 "최악을 대비해 현금을 들고가는 편인데 선별적으로 꾸준히 순매수한다"라며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기업 위주로, 즉 중소형 가치주 중심으로 계속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타고 주목받는 대북 관련주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강 회장은 "대북 관련주에 투자한다면 기반 시설 산업, 생산 기지 역할, 소비 시장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에너지 설비와 소비재 쪽 산업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허 대표는 "한국의 가장 큰 문제가 인구감소고 주요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인데 이를 단숨에 해결해줄 수 있는 게 남북 경제협력"이라며 "철도, 도로, 가스, 전력 등이 연결되면 그 효과는 측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 과정에서 충분히 수혜받을 업종을 중심으로 계속 투자하고 있으며, 통일펀드뿐 아니라 다른 포트폴리오에도 그런 종목이 많이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도 남북 경제협력이 "무조건 긍정적"이라며 "저성장 늪에서 탈출할 유일한 탈출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상징적인 종목이 많이 올랐지만 실제 수혜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국내 기업이 할 수밖에 없는 분야에 국내 독과점 기업이 있으면 수혜가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들 가치투자자 3인방은 가치투자가 무엇인지에 대한 각자의 생각도 밝혔다.

강 회장은 "가격이 랜덤하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가격 결정자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의 끝을 찾아가면 그게 가치인 것 같다"며 "가치투자는 가격 뒤에 숨은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지속 가능한 기업이 가장 어려울 때 투자하면 결과적으로 큰 수익이 난다"며 "단기적으로 시장 가격을 믿지 않지만 시장은 정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외국인이 팔아서, 중소형주여서, 시장이 무관심해서 등의 이유로 주가가 낮을 때가 있다"며 "시장 비합리성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와 그 기업 고유 내재가치에 차이가 발생할 때 투자하는 게 가치투자"라고 설명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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