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비니 이탈리아 내무, 난민옹호 공기업 대표에 '물갈이' 으름장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난민 강경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 겸 부총리가 난민 없이는 이탈리아 연금 체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사회보장연금관리공단(Inps) 대표에 '물갈이'를 경고했다.
살비니 장관은 3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적인 생각과 에너지를 가져오는 바람직하고, 깨끗한 난민은 환영한다. 문제는 이탈리아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난민들이다. 우리의 연금에 기여하고 있다고 칭송받는 난민에 의해 오늘도 77세의 이탈리아인이 맞아 죽었다"는 글을 올려 토토 보에리 Inps 이사장을 정조준했다.
이날 이탈리아 남부 카세르타의 한 병원에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프리카계 20대 청년이 70대 이탈리아 노인을 아무 이유 없이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일이 벌어졌다.
전임 정권 시절 임명된 보에리 이사장은 최근 여러 공식 석상에서 난민이 사회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듭 강조하며 최근 이탈리아 사회에서 증폭되고 있는 반난민 정서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주에는 "연금 부문에 있어 가장 걱정스러운 시나리오는 이미 감소 추세로 접어든 이민자 유입이 급감하는 것"이라며 "연금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이주민이 없다면, 우리의 연금체계는 출생률 급감으로 납부자가 줄어드는 현재 상황을 견딜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살비니 장관은 "Inps 대표를 포함해 난민들이 없다면 이탈리아가 재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하는 '슈퍼스타'들이 존재한다"고 비꼬며, "이런 자리들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보에리 이사장의 퇴진을 압박했다.
보에리 이사장은 이탈리아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난민들의 존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2011년 도입된 연금개혁법 폐기 방침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등 새 정부의 정책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탈리아 새 정부는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금 수령 연령을 올린 현행 연금법을 폐지하고, 연금 연령을 다시 낮추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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