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4대강사업으로 국가 농락"…시민단체, 처벌 촉구(종합)
시민사회단체, 감사원 감사결과에 잇따라 성명 발표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4대강 사업이 타당성 없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자 시민사회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성토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 행정부 관계자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 전 대통령을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18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는 이날 '4대강 사업은 국가 범죄, 대국민 사과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4대강 사업은 대통령과 청와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국가가 총동원해서 국토를 유린한 사변"이라고 규정했다.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는 "이번 감사결과는 30조 원 규모의 4대강 사업을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추진했는지 보여줬다"며 "이제 정부는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으로 스스로 과오를 어떻게 바로잡아갈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4대강 사업 추진과정에서 범한 잘못을 공개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며 "4대강 사업의 궁극적 책임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 행정부 책임자를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또한 "정부는 이번 감사결과를 토대로 대형 국책사업의 오류를 개선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경제성 분석, 환경성 평가, 대형국책 사업 추진 절차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역시 논평을 내고 4대강 사업을 직접 지시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사업은 행정의 민주성을 훼손한 사업이자 국가체계를 완벽하게 농락한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을 진두지휘한 이 전 대통령에게 왜 그런 지시를 했는지 들으려 했으나 협조하지 않아 사업 근거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며 "이 전 대통령은 국가체계를 뒤흔들고 국민의 혈세를 쌈짓돈처럼 사용한 이유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으므로 향후 청문회 등의 후속조치를 통해 그 까닭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국민을 상대로 벌인 사기극에 대해 사과하고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며 "4대강 사업을 반대한 단체에 대한 불법 수사를 규명하고 4대강 사업 반대 운동 과정에서 처벌받은 국민에 대한 명예회복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재단도 입장문을 내고 "지난 10년은 탄압의 시간이었다"면서 "이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최열 환경재단 대표에게 4대강 사업 지지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당선된 후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재단을 압수수색해 중요 서류를 압수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오늘 감사원 발표로 4대강 사업은 결국 엄청난 세금을 잡아먹은 '날림' 사업이었고 생태계를 파괴한 최악의 사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단군 이래 가장 큰 환경 파괴를 저지른 이 전 대통령을 고발해 잘못된 추진과정을 명백히 밝히도록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감사원은 이날 4대강 사업의 네 번째 감사인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4대강 물그릇(수자원 확보량)을 8억t으로 늘리고, 낙동강 최소수심을 6m로 하라"고 지시하자, 국토부가 지시 근거도 모른 채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4대강에 수자원 확보를 위한 보(洑)를 대규모로 설치하게 된 것도 처음부터 이 전 대통령의 지시였다.
환경부 역시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하면 조류농도가 증가할 것이란 예측결과가 나왔음에도 "조류와 관련된 표현을 삼가 달라"는 대통령실 요청 등에 따라 공론화를 하지 않고 침묵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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