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삼국지…앞서가는 최정·바짝 쫓는 김재환·로맥
최정 3연패·김재환 토종 2호 잠실 홈런왕·로맥 13년 만에 외국인 단독 홈런왕 도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잠잠하던 최정(SK 와이번스)이 16일 만에 홈런 2방을 몰아치자 프로야구 홈런왕 경쟁도 한층 흥미진진해졌다.
최정은 3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5회와 7회 연타석으로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달 1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일전에서 투런포를 날린 이래 16일간의 침묵을 깬 최정은 홈런 27개로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최정의 뒤를 팀 동료 제이미 로맥과 두산 베어스 부동의 4번 타자 김재환(이상 홈런 26개)이 바짝 쫓는다.
올해 홈런왕은 세 선수의 싸움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2012∼2015년 홈런왕을 4연패 한 박병호(현 넥센 히어로즈)가 미국에 진출한 뒤 최정은 새로운 토종 홈런왕으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홈런 40개를 쳐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현 미국 밀워키 브루어스)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독주 끝에 홈런 46개를 쏘아 올려 홈런왕 2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작년엔 올스타 휴식기 전인 전반기에 홈런 31개를 몰아쳐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4월에만 홈런 12개를 친 최정은 홈런왕 3연패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그러나 2할대 초반의 타율로 부진했던 5월에 홈런 5방으로 주춤했고 6월에도 7개를 보태는 데 그쳐 추격을 허용했다.
다만 3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은 만큼 특유의 몰아치기로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칠지 주목된다.
최정은 홈런 2개를 추가하면 역대 11번째로 통산 300홈런 고지를 밟는다.
작년 대체 선수로 KBO리그에 데뷔해 올해 풀타임 첫해를 치르는 로맥은 2005년 래리 서튼(당시 현대 유니콘스·35개) 이래 13년 만에 외국인 타자 단독 홈런왕에 도전한다.
그간 박병호, 이대호(롯데), 심정수(은퇴) 등 토종 거포들에게 밀려 외국인 타자들은 홈런왕에 오르지 못했다. 괴력의 타자 테임즈도 공동 홈런왕에 머물렀다.
KBO리그 2년 차인 올해 로맥은 정교함과 타고난 힘을 묶어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
올 시즌 월간 홈런 10개 이상을 친 적은 없지만, 꾸준히 홈런을 양산 중이다.
최정과 로맥은 타선의 앞뒤에 포진한 한동민(22개), 김동엽(21개)과 함께 SK 홈런 공장의 대주주다. 둘은 홈런의 시너지 효과가 대단해 대포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년 연속 홈런 3위에 오른 김재환은 드디어 1위에 등극한 좋은 기회를 잡았다.
김재환이 홈런킹이 된다면 KBO리그의 일대 사건이다. 가장 드넓은 서울 잠실구장을 쓰면서 홈런왕에 오른 두 번째 토종 선수가 된다.
'잠실 홈런왕' 1호는 1995년 김상호(당시 OB 베어스·25개)다.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첫해인 1998년 OB의 타이론 우즈(42개)가 맥을 이었다.
이후 잠실 홈런왕은 종적을 감췄다가 2016년 김재환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김재환은 2016년 홈런 37개, 지난해엔 35개를 쳤다. 올해에는 6월에만 14방을 몰아쳐 홈런왕 다툼에 가세했다.
그는 올해 잠실에서 가장 많은 홈런 9개를 쏘아 올렸다. 홈런, 타율, 타점, 최다안타 모두 '커리어 하이'를 찍을 기세라 최정, 로맥과 힘을 겨룰 최대 복병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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