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수단·에리트레아 등 아프리카 난민 132명 수용
스페인·몰타에 입항한 NGO 난민구조선 탑승자…"이례적 신속 수용"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가 유럽 국가들 사이에 갈등을 불러일으킨 지중해 난민선 탑승자 132명에게 난민 자격을 주기로 했다.
프랑스 난민·무국적자사무소(OFPRA)는 3일(현지시간) 지중해의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와 라이프라인호에 탑승한 아프리카 난민 각 80명과 53명을 프랑스로 데려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난민 629명을 싣고 유럽 대륙으로 향하던 아쿠아리우스호는 이탈리아와 몰타에서 입항이 거부된 뒤 바다를 정처 없이 떠돌다가 스페인 정부의 입항 허가를 받았고 지난달 11일 발렌시아 항에 정박했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으로 오기를 희망하는 사람 135명을 상대로 스페인에서 개별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프랑스는 아울러 지난달 27일 몰타에 입항한 난민구조선 라이프라인 탑승자 총 234명 중에서도 53명의 난민을 수용하기로 했다.
프랑스가 이번에 난민 자격을 주기로 한 사람들은 대부분 아프리카 수단과 에리트레아 출신이다.
OFPRA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132명의 난민을 스페인과 몰타에서 프랑스로 데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의 이 같은 신속한 조치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지중해의 난민구조선 입항 허가 문제는 유럽 주요국 간에 갈등의 도화선이 된 민감한 사안이었다.
이탈리아의 아쿠아리우스호 입항 거부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무책임하고 냉소적"이라고 비난했고, 이탈리아는 프랑스와 예정된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난민선 수용 문제는 두 나라의 외교갈등으로 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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