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 "다스와 관계 상세설명한 공소장은 부당…공소기각해야"
"공소장 일본주의에 어긋나…재판부에 유죄 심증 불러일으켜"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재판 중인 이명박(77) 전 대통령 측이 다스와의 관계 등을 상세히 기재한 검찰 공소장이 재판부에 예단을 줄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장이 '일본주의(一本主義)'에 위배된다"며 "공소기각 판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기소할 때 원칙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 밖에 법원에서 예단을 갖게 할 서류나 기타 물건을 첨부·인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로 확립됐다. 증거능력을 따져보지 않은 증거를 제출해 재판부에 예단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장에 나오는 '기초사실' 부분에 이 전 대통령과 사건 관련자들, 그리고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관계가 기재된 부분을 문제삼았다.
변호인은 "소장 84면 중 21면에 걸쳐 '기초사실'이 기재돼 있다"며 "피고인이 특별히 다투지 않을만한 사항을 기재하는 것이 보통인데 '범죄사실' 부분에 기재돼야 할 사항이 매우 광범위하게 적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죄사실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음에도 피고인이 범행을 충분히 저지를 수 있다는 강한 유죄의 심증을 불러일으키게 한다"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공판준비절차가 종료되고 증거 조사까지 8차례 진행된 이상 (이런 문제 제기가) 때늦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판례와 맞지 않는 말"이라며 "사건이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이에 대한 검찰 의견을 듣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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