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양동산성 집수지서 고대 '목간' 등 대량 출토

입력 2018-07-03 17:22
김해 양동산성 집수지서 고대 '목간' 등 대량 출토

금관가야 멸망 후 조성…금관가야와 신라 관계 보여줘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김해시 주촌면 양동리 양동산성 집수지(集水池)에서 붓글씨가 남아 있는 목간(木簡) 3점과 화살촉 등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들이 다량 출토됐다.

김해시 대성동 고분박물관은 지난 4월 12일부터 자체적으로 양동산성 학술발굴조사를 하고 자문회의를 거쳐 3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박물관 측은 경남도 기념물 제91호인 양동산성 축조 시기를 규명하고, 이와 더불어 산성 등에서 물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못인 집수지 구조를 밝히려고 집수지 1곳의 절반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영남지역 집수지 중 최대급에 해당하는 길이 15.5m, 너비 22.8m, 최대 깊이 3.4m인 평면 직사각형 집수지가 확인됐다.

집수지의 내부에서 6세기 후반부터 7세기대에 해당하는 유물들이 다량 나왔다.

집수지에선 일상생활용 토기편들이 다량으로 조사됐고, 보존상태가 매우 좋은 철화살촉 2점과 철도끼 1점이 출토됐다.

김해 매장문화재 가운데 출토 빈도가 매우 적은 목간을 비롯해 바가지, 국자, 소쿠리 등 생활 목기 및 짚신이 출토됐다.

특히 이번에 붓글씨가 남아 있는 나무조각인 목간 3점이 출토돼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중 1점은 양동산성으로 운송한 곡물 꾸러미에 부착된 짐꼬리표로 확인됐다.

이 짐꼬리표에 적힌 글자 기재방식이 '마을이름+(사람이름)+곡물이름' 순으로 적은 함안 성산산성 부엽층에서 출토한 목간 기재방식과 거의 흡사했다.

성산산성 목간에 적혀 있는 '율촌(栗村)'이란 마을이름이 양동산성 목간에도 적혀 있다.

따라서 김해시는 두 지역 목간을 비교 연구하면 함안과 김해, 나아가 신라와 김해와의 관계 등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더 정밀한 판독을 위해 추가로 적외선 촬영 등을 시도하고, 학계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양동산성 목간의 정확한 성격을 규명할 계획이다.

한편 양동산성 집수지는 금관가야가 멸망한 532년 이후에 만들어졌고, 산성의 축조시기 역시 집수지 시기와 동일할 것으로 조사단은 판단했다.

하지만 양동산성 집수지와 시기가 거의 동일한 부산의 배산성 집수지의 경우 평면형태가 원형인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러한 차이점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김해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양동산성 집수지는 금관가야가 구형왕 때 신라에 멸망한 후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유적을 김해를 식읍으로 받은 구형왕과 신라와 정치적 이해관계 및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보고 추가 발굴 및 국가 사적 승격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b94051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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