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호텔 이용객 젊어져…'영포티·2030' 주고객 부상
52시간 근무제·워라밸 등 소비문화 확산 영향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직장인들의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문화가 확산하면서 고급호텔이나 식당을 찾는 주 고객층이 '젊게 살고 싶어하는 40대', 이른바 '영포티'(Young Forty)로 바뀌고 있다.
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강원도에 있는 고급호텔 '강릉씨마크'가 5월 2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멤버십 카드 '더 클래시 SMQ' 가입 회원을 집계한 결과 40대가 전체 가입자의 32%를 차지한 주 고객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50대 비중이 24%로 높았고 60대는 6%에 그쳤다.
특히 20∼30대 비중이 전체 가입자의 17%로 전통적 고객층인 60대의 3배에 육박했다.
40∼60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호텔 멤버십 가입자 연령대가 20∼40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강릉씨마크 멤버십 카드는 연회비 기준으로 S(70만원), M(160만원), Q(800만원)로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카드·연령대별로 가입자를 분석해 보면 가입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찾은 멤버십 'S' 카드 가입자 평균 연령은 만 46세로 조사됐다. 40대 비중이 32%로 가장 높으며 50대 25%, 30대 20%, 60대 7%, 20대 2% 등 순이었다.
SMQ 판매 비중이 14% 수준인 'M' 회원 평균 연령도 만 45세로 나타났다. 30∼60대 가입자가 몰린 M 카드의 연령대별 가입자를 보면 역시 40대가 40%로 가장 많고 50대 30%, 60대와 30대 비중은 나란히 10%를 차지했다
판매 비중 11%를 차지한 'Q' 카드 가입자 평균 연령 역시 만 42세로 더 젊다. 40대 비중이 50%로 절반이었고 30대 가입자도 13%로 나타났다.
강릉씨마크 측은 "최근 들어 호텔 내 최상위 클래스 룸을 자주 찾는 VIP 고객 중에서도 어린 자녀를 동반한 30∼40대 젊은 부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젊은층이 가격 부담에도 호텔 멤버십 등에 지갑을 열기 시작한 건 나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포미'(FORME)족이 늘고 워라밸이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기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 등 소비 트렌드와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여가 욕구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서울 시청 앞에 있는 호텔 '더 플라자'가 올해 3월에 내놓은 고가 멤버십은 지난달 말 기준 기존 상품보다 30% 이상 빠른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 호텔의 멤버십 카드 구매 연령대를 보면 50대가 45%로 가장 높지만, 40대와 30대 비중이 각각 35%, 20%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 플라자 관계자는 "회원 가입자의 성별 비율도 절반으로 나타나 최근 나를 위한 소비문화가 남녀를 불문하고 확산하고 있다"며 "호텔, 미식, 여행 등에 관심이 있는 젊은층이 늘면서 고품질 상품 지출을 주저하지 않는 소비 패턴이 확산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indi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