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횡포', '짬짜미'…광주·전남 지방의회 의장단 구성 잡음

입력 2018-07-03 14:56
수정 2018-07-03 15:07
'다수 횡포', '짬짜미'…광주·전남 지방의회 의장단 구성 잡음

"의회 개원도 전에 일당인 민주당서 의장 결정"

절대다수 민주당 의원들 의장단 독식, 소수 의원 배제 '반발'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손상원 기자 = 광주·전남 지방의회 곳곳에서 새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의장단 구성을 놓고 잡음이 새 나오고 있다.

민주당 열풍으로 대다수가 일당 독주 체제를 형성한 가운데 소수 정당 의원들을 배제한 짬짜미, 나눠먹기식 배분 등 '다수의 횡포'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광주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초선의원을 중심으로 운영위원장, 상임위원장 3명을 선임하고 2명 이상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의장, 부의장, 행정자치위원장은 경선을 통해 선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식 절차를 무시하고 23석 중 22석을 차지한 민주당 의원들이 독자적으로 의장단을 구성하고 있어 빈축이 나온다.

광주시의회는 4일까지 의장단 후보 등록을 받아 9일 의장과 부의장 2명을 선출하고, 상임위원장 4명과 운영위원장 1명은 13일과 19일 각각 뽑기로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 간 자리싸움을 막으려고 사전에 조율했다는 입장이지만 의장단 구성이 당내 업무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의회에 유일한 비민주당 의원을 비례대표로 입성시킨 정의당 관계자는 "단 1명이라도 다른 당 소속 의원이 엄연히 있는데도 이를 무시한 것은 다수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광양시의회에서는 의회 개원일이자 의장을 선출한 지난 2일 시민단체가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개회도 전에 의장을 추대한 데 대한 항의였다.

13석 가운데 11석을 차지한 민주당 의원들이 사전에 추대한 김성희 의원은 광양시의회 첫 여성 의장이 됐다.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은 "다수당에서 소수 의원을 배제하고 의회 개원도 전에 의장 (경선)투표를 했다는 것 자체가 독선적인 행위"라며 "상임위원장도 나눠 먹기가 될 수 있어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여수시의회에서도 의장 선거를 하루 앞둔 1일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서완석 의원이 다음날 의장으로 선출됐다.

같은 당 이상우 의원은 본 투표 당일 후보 사퇴했다.

이 의원은 "26명 전체 의원이 모인 가운데 의장을 뽑아야 하는 데 중앙당 지침이라는 이유로 경선으로 후보를 정하고, 그 후보를 의장 선거에서 밀어주면 패거리 정치로 보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도 민주당이 독식할지, 다른 정당에 배분할지를 두고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다.

의장 선거 전에 상임위원장직을 약속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구태도 여전하다.

전체 13명 가운데 10명이 민주당인 서구의회에서는 평화당(2명), 민중당(1명)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 시 야당에 대한 배려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를 열어 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도 가능하면 차지하기로 해 의장단 구성 절차를 앞두고 갈등 소지를 남겼다.

민주당 5명, 무소속 3명으로 이뤄진 영광군 의회는 민주당 의원이 의장을 맡고,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한 자리는 협치 차원에서 무소속이 맡기로 했다.



민주당 4명, 무소속 3명인 곡성군 의회는 민주당 3명과 무소속 1명 등 4명이 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져 2명의 지지만 받아도 당선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지방의회 의장단 구성에서 화두는 '민주당 독식'이냐 '분배'냐가 될 것"이라며 "새 지방의회 의정활동을 좌우할 필수 절차인 만큼 공정한 과정을 거쳐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사들로 의장단이 구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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