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독립운동 역사 공유하면 남북의 마음도 가까워질 것"
"70년 분단이 역사도 갈라놓아…남북 공동 기념사업 구상해달라"
"3·1운동·임시정부 수립 기념하는 일은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의 토대"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남과 북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함께 공유하게 된다면 서로의 마음도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린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격려사를 통해 "70년을 이어온 남북분단과 적대가 독립운동의 역사도 갈라놨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킨 주인공은 국민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염원하는 국민의 힘이 대담한 상상력의 바탕이 됐고,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27일 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1 운동 100주년 남북 공동 기념사업 추진을 논의했고 판문점 선언에 그 취지를 담았다"며 "추진위원회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함께 민주공화국을 국체로 선언한 것은 그 시기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3.1운동은 민족의 자주독립과 평화, 민주와 인권의 가치를 외친 선언이자 실천이었고 여기서 분출된 민족의 역량은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며 "선조들은 일제의 불의와 폭력에 맞섰고 성별과 빈부의 차별, 소수의 특권과 기득권, 불공정과 불평등을 청산하고자 했으며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공화국을 외쳤다"고 말했다.
이어 "왕정과 식민지를 뛰어넘어 민주공화국을 탄생시킨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은 100년 동안 잠들지 않았다. 촛불혁명은 3·1운동 정신을 이은 명예로운 시민혁명"이라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의 토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선조들의 위대한 유산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책무가 있다"며 "기념사업 하나하나로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정부는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중국 충칭의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을 두고도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이상룡 선생의 본가 복원에도 착수하고, 러시아에서 최재형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도 개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 독립운동가와 의병도 발굴하고 있다. 옥고 여부와 관계없이 포상을 추진할 수 있도록 심사기준을 개선했다"며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후손께 국가의 도리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출범한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위원 한 분 한 분의 삶에서 대한민국 100년의 역사를 본다. 독립운동가의 후손, 민주열사 유가족, 청계피복노조 여성 노동운동가와 파독간호사, 노조와 기업인 대표를 비롯한 88분이 함께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민간위원의 비율이 절반을 넘은 것도 정부 위원회 최초다. 모범이 되도록 더 수고해 달라"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출범식 장소인 옛 서울역사를 언급하며 "우리 역사의 주요 무대였고 대륙으로 삶을 확장하는 출발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19년 3월 5일 서울역 광장에서 유관순 열사와 이화학당 친구들이 만세시위를 했고,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도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압록강을 건넜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고종의 특명을 받은 이준 선생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헤이그로 향한 것도, 손기정이 베를린으로 가기 위해 기차에 오른 것도,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이 파리로 향한 것도 서울역"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열리는 출범식이 새로운 100년을 알리는 기적소리와 함께 지난 100년을 기념하는 힘찬 출발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3.1운동·임정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 출범식 격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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