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여명 실종' 인니 침몰 여객선 인양 포기…"위령비 세울것"

입력 2018-07-03 10:42
'190여명 실종' 인니 침몰 여객선 인양 포기…"위령비 세울것"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2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운 채 침몰해 실종됐던 인도네시아 여객선의 선체 및 시신 인양 작업이 결국 중단됐다.

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색구조당국은 지난달 18일 북(北) 수마트라 주 토바 호(湖)에서 침몰한 여객선 'KM 시나르 방운'호의 인양 작업을 중단한다고 전날 밝혔다.

이 배는 정원이 40여명에 불과한데도 200명이 넘는 승객과 오토바이 70여대를 태운 채 토바 호 중앙 사모시르 섬에서 호숫가로 이동하다가 전복돼 가라앉았다.

구조된 승객은 18명, 시신으로 발견된 승객은 4명에 불과하다.

190여명으로 추산되는 나머지 승객은 전원 실종됐다.

당국은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호수 수심 420m와 455m 지점에서 침몰한 여객선의 선체와 다수의 시신 등을 발견한 뒤 인양 방법을 고심해 왔으나, 현실적으로 인양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장에 투입된 무인잠수정이 여객선에 연결된 로프에 엉켜 파손되는 바람에 당장 사용 가능한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이런 판단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구조당국 관계자는 "희생자 가족을 직접 만나 왜 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지 설명했다"면서 "유족들도 이해해 줬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토바 호 기슭에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위령비를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토바 호는 7만4천년 전 화산 분화로 형성된 넓이 1천300㎢의 초대형 화산 호수로 깊이가 529m에 이르러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 중 하나로 꼽힌다.

1만7천 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선 과적과 안전 불감증 등으로 인한 조난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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