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 산불 급속 확산…시간당 여의도 면적만큼 태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샌프란시스코 주변 지역에서 발화한 대형 산불이 맹렬한 기세로 번지고 있다.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동쪽, 새크라멘토 북서쪽 욜로 카운티에서 발화한 '카운티 산불'은 2일 오전 7시30분 현재 4만4천500에이커(180㎢)의 삼림을 태우고 빠른 속도로 북서쪽을 향해 확산하고 있다고 현지신문 새크라멘토비가 전했다.
욜로카운티 서쪽은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파 카운티다. 불길은 이미 나파카운티 쪽으로 넘어갔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샌프란시스코 베이와 샌마테오 지역 하늘을 희뿌옇게 뒤덮은 상태다. 국립기상청(NWS)은 유해가스를 함유한 산불 연기가 호흡기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며 샌프란시스코 등지에 주의보를 발령했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산불의 기세가 시간당 1천 에이커(4.04㎢)를 태우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둔치를 포함한 여의도 전체 면적(4.5㎢)에 육박하는 넓이를 한 시간 만에 불길로 뒤덮는 셈이다.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이 산불의 기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이번 주에는 캘리포니아 전역에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닥칠 것으로 예보돼 산불 진화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은 "진화율이 현재 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주택가로 산불이 번지는 걸 막기 위해 통제선을 세웠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현장 소방대원들은 전했다. 욜로 카운티에서는 가옥 수백 채가 산불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당국은 128번 고속도로 주변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대피한 주민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욜로 카운티의 보이스카우트 시설 등에 이재민 대피센터가 마련됐다.
128번 고속도로와 87번 국도 등 불길 주변의 여러 도로도 폐쇄됐다.
캘리포니아에서 와인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파·소노마 카운티는 지난해 10월 북 캘리포니아 사상 최악의 화재로 40여 명이 사망하고 주택 1만여 채가 소실된 바 있다.
겨우 산불 피해가 복구되자마자 또다시 대형 산불이 발화해 나파 카운티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는 나파 산불에 이어 연말에는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벤추라와 샌타바버라 카운티에서 소실 면적으로는 역사상 최대 규모(27만 에이커)인 토머스 산불이 3주 넘게 번져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냈다.
미 캘리포니아 산불 '위협'…시간당 여의도 면적만큼 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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