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다'울며 전화한 자살기도자…신속출동 소방관이 구조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지난 1일 오후 3시 13분께 광주 동부소방서 당직실에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한 남성의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죽고 싶어요."
전화를 받은 광주 동부소방서 이동규 소방장은 장난전화인 것을 잠시 의심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걸려온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어 남성과 통화를 시도했다.
남성은 울먹이는 소리로 젊은 나이에 쌓인 채무에 괴롭다고 털어놨다.
이 소방장은 전화를 걸어온 남성이 자살을 시도하려는 것을 직감하고 통화를 이어가며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유도했다.
그러고는 119상황실에 신속히 의뢰해 동구 운림동 도로에 차를 세워둔 채 전화를 건 A(27)씨의 위치를 찾아냈다.
이 소방장의 요청으로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는 차 안에서 흉기를 들고 자해하려는 A씨를 발견했다.
차량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지만, 흥분한 A씨는 문을 열지 않고 버텼다.
119구조대원들은 함께 출동한 경찰과 함께 A씨에게 말을 걸며 안정을 시키고 결국 문을 열게 해 구조했다.
이동규 소방장은 "자칫 장난전화로 넘길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신속한 출동으로 위치를 찾아 구조에 나선 대원들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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