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등재된 법주사 불교 문화재 '보물창고'

입력 2018-07-02 16:55
세계유산 등재된 법주사 불교 문화재 '보물창고'

국보·보물 16점, 지방문화재 22점 곳곳에 자리잡아

속리산 관광 활성화 기대…케이블카 추진 규제는 악재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은 모두 천 년 넘게 불교문화를 지킨 사찰이다.



그 중에도 속리산 법주사(法住寺)는 국내 사찰 중 불교 문화재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담장 안 경내 전체가 사적 제503호로 지정돼 있고, 넓고 평평한 터에 자리 잡은 사찰과 어우러진 경관은 명승 61호로 보호받는다.

사찰 안에는 16점의 국가 지정 문화재가 산재했다. 한마디로 눈길 주는 곳마다 국보급 문화재가 널려있는 보물창고인 셈이다.

국보는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목조탑인 팔상전(55호)을 비롯해 쌍사자석등(5호), 석연지(64호) 3점이다.

여기에다가 사천왕석등(15호), 신법천문도 병풍(848호), 마애여래좌상(216호), 대웅보전(915호), 원통보전(916호), 괘불(1259호),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1360호), 목조관음보살좌상(1361호), 철솥(1413호), 복천암 수암화상탑(1416호), 석조희견보살입상(1417호), 복천암 학조화상탑(1418호), 동종(1858호) 13점이 보물로 관리된다.

충북도 지정 문화재 20점과 문화재 자료 2점도 별도로 지정돼 있다.



법주사는 553년(진흥왕 14년) 의신조사가 창건해 776년(혜공왕 12)에 진표율사에 의해 중창된 것으로 전해진다.

법주사라는 이름은 의신조사가 서역에서 돌아올 때 나귀에 불경을 싣고 와서 이곳에 머물렀다는 설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통일신라시대에는 '길상사(吉祥寺)', 고려시대에는 '속리사(俗離寺)'로 불리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으나 이후 중창을 통해 빠르게 복원되면서 한국 불교 미륵신앙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사찰 안에는 미륵신앙의 상징인 33m 높이의 미륵대불이 우뚝 서 있다.

신라 혜공왕 12년(776년) 진표율사가 금동으로 처음 조성한 이 불상은 조선 고종 9년(1872년) 경복궁 축조자금으로 쓰기 위해 해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로부터 60여년 지난 1939년 복원이 시작돼 25년 만에 현재 크기의 거대한 시멘트 불상이 만들어졌고, 1990년 청동불로 다시 세워지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불상의 청동 표면을 갈아내고 금 옷을 덧씌우는 개금불사(改金佛事)가 3차례나 이뤄졌다.



1970년대 중부권 최대 관광지로 각광받던 속리산과 법주사는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는 중이다.

2년 전 법주사∼세심정(2.62㎞) 사이에 개설된 '세조길'이 힐링 탐방코스로 인기끌면서 방문객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속리산 탐방객은 134만9천400명으로 전년(122만3천200명)보다 10.8% 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법주사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낭보가 날아들자 보은군은 잔뜩 고무됐다. 충북에서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했다는 자부심도 커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법주사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점차 되살아나는 속리산 관광에 탄력을 붙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답보상태에 빠져 있던 중판리 일원 리조트 개발 등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속리산 케이블카 설치 등 시설 투자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스스로 시설투자 등과 관련한 사전 협의를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은군은 케이블카 설치 노선으로 법주사 다비장 앞∼문장대(3.6㎞) 구간을 유력하게 검토됐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추진되면서 용역이 중단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세계문화유산도 국가 지정 문화재와 동일한 법적 제한을 받기 때문에 케이블카 등 인공 구조물 설치가 어려워진다"며 "케이블카 설치를 다시 추진하더라도 노선 변경 등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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