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된 밀입국 가족 빨리 합쳐라"…美 전역서 동시다발 시위

입력 2018-07-01 07:07
"격리된 밀입국 가족 빨리 합쳐라"…美 전역서 동시다발 시위

워싱턴·뉴욕·LA·시카고 등 750곳서 '이민정책 항의' 휴일 집회

민주 의원·연예인도 참여…트럼프 머문 골프장·해외서도 열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에서 밀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이 폐지된 이후 후속 조치가 미진하자 격리된 밀입국 가족을 즉시 합치게 하라고 촉구하는 집회가 주말인 30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열렸다.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로 명명된 이번 집회는 미국 50개 주 약 750곳의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특히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주요 대도시에는 대규모 군중이 운집했다.



NBC 뉴스는 뉴욕에서만 약 3만 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며 "이민자들이 이 다리를 건설했다"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에서도 집회 참가자들이 백악관 인근 등에 모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격리된 부모와 아동을 조속히 합치게 하라고 요구했다. 주최 측은 참여 인원이 3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워싱턴 집회에 참여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벤 카딘, 에드 마키 상원의원과 조 케네디 3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등은 구호를 외치고 현장 연설을 했다. 민주당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가수 얼리샤 키스, 할리우드 여배우 아메리카 페레라 등 연예인들도 이번 집회에 참가했다.

아기 인형들이 갇힌 철창 우리를 들고 다니는 퍼포먼스가 진행됐고,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12세 소녀의 연설이 군중을 감동하게 했다고 의회전문지 더 힐은 전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을 떠나 뉴저지 베드민스터에 소유한 골프클럽에 머물렀지만, 이 골프장 인근에서도 수백 명이 참여한 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는 영국 런던, 독일 뮌헨과 함부르크,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 다른 나라의 대도시들에서도 함께 열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지난달 초 밀입국자를 전원 기소하는 '무관용 정책'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남부 국경에서 밀입국 부모와 격리된 아동은 모두 2천300여 명에 달했으며, 무관용 정책 중 격리 수용 규정이 폐지된 이후에도 현재까지 약 2천 명의 아동이 여전히 부모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NBC 방송은 보도했다.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