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공, 작업 중 추락해 뇌손상…"건설업체 2억 배상"

입력 2018-06-30 10:10
용접공, 작업 중 추락해 뇌손상…"건설업체 2억 배상"

"보호장비 지급하지 않고 안전교육도 안 해 배상 의무"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작업 중 2층 높이 건물에서 추락해 뇌 손상을 입은 60대 용접공이 건설업체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해 2억여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30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용접공 A(62)씨는 5년 전인 2013년 2월 15일 한 건설업체의 현장사무실을 신축하는 공사에 투입됐다.

작업을 위한 임시 시설물인 1층 형틀 비계 위에 올라가 2층 바닥 구조물을 용접하는 일이었다.

이 바닥공사는 A씨가 2층 바닥 아래에서 용접을 하면 2층에 있는 동료 작업자가 바닥에 합판을 까는 식으로 진행됐다.

A씨는 작업 중 잠시 2층에 올라섰다가 다시 1층으로 내려가려고 이동식 비계를 밟았다가, 바닥이 고정돼 있지 않던 비계가 옆으로 밀리면서 2m가량 되는 높이에서 추락했다.

A씨는 이 사고로 뇌 안의 혈관이 터져 출혈이 발생하는 등 뇌 손상과 등 큰 부상을 입었다.

그는 사고 후 2년 넘게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퇴원 후에도 7개월간 계속 통원 치료를 해야 했다.

A씨는 해당 건설업체 측이 안전모 등 보호장비를 지급하지 않아 사고 후 크게 다쳤다며 7억9천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지법 민사21단독 박세영 판사는 A씨가 모 건설업체 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치료비와 위자료 등 2억6천여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해당 건설업체 사장에게 명령했다.

박 판사는 "이동식 비계는 움직일 때를 제외하고는 이른바 '까치발'이라고 부르는 장치를 이용해 바닥에 고정해 둬야 한다"며 "사고 당시 해당 비계는 고정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는 작업자들에게 안전모·안전화·안전띠 등 보호장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별다른 안전교육도 하지 않았다"며 "안전배려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다고 볼 수 없어 사고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판사는 사고 현장에서 1층과 2층 사이를 오갈 때 사용할 수 있는 사다리가 비치돼 있었음에도 비계를 타고 내려오다가 사고를 당한 A씨에게도 일부 과실이 있다며 건설업체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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