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대강 보 개방 1년…낙동강 녹조 눈에 띄게 줄어
수문 개방 후 고요했던 물 힘차게 흘러내리는 모습 보여
환경단체 "생태계 건강해져" vs 농민 "농사 망쳐" 반발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년 전과 비교하면 녹조도 줄었고 물에서 냄새도 덜 납니다."
정부가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한 29일 낮 낙동강 강정고령보.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보 인근에서 산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지난해 6월 1일 4대강 보 가운데 강정고령보와 달성보를 비롯해 전국 6개 보 수문을 개방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강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녹조는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송사리 떼가 물에서 헤엄치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눈에 들어왔다.
장맛비에 쓰레기가 떠내려와 쌓여 있는 곳도 일부 있었지만, 수문 개방 후 고요했던 물은 힘차게 흘러내렸다.
정부는 보 개방 이후 수문을 연 보를 중심으로 조류농도가 줄어드는 등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또 생물 서식처로 기능하는 모래톱이 증가했고, 악취 등으로 문제가 됐던 노출 퇴적물은 식생이 자라나면서 변했다고 밝혔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강정고령보 다리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이 탁했던 낙동강 물 색깔도 상대적으로 연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수문 개방 이후에 보 인근 농민들은 "극심한 가뭄으로 농사를 망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다사읍 농촌지도자회 등은 지난해부터 수문 개방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걸고 보 개방이 농작물 성장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실제 올해 초 낙동강 수위 저하에 따라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사이에 있는 양수장 6곳 가동은 멈추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은 "마늘·양파가 수분 부족으로 잎이 마르고 상품성이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지자체는 지속적인 가뭄과 강 수위 저하로 농작물 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수위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문 개방 이후에도 녹조가 번져 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27일 "지난해보다 3주가량 늦지만, 강정고령보 남조류 세포 수가 기준치를 초과해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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