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치안감시망 농촌으로 확대…시골 안방서 사건 신고 가능
中관영매체 "감시카메라 공공장소 설치로 사생활 침해 우려 없다"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세계 최대 치안감시망을 갖춘 중국이 농촌지역으로 감시망을 확대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29일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당국이 '쉐량(雪亮)공정'이라 불리는 대중감시 네트워크를 2016년 하반기부터 중국 시골에 보급해 도로, 다중이용시설 등에 설치한 감시카메라를 주민들의 텔레비전(TV), 휴대전화와 연결하고, 경찰·주민이 함께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놓치는 사건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신문은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가 이끄는 쉐량공정은 인공지능(AI)과 얼굴인식 시스템, 빅데이터를 사용해 중국 스카이넷 감시 네트워크를 농촌으로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쉐량공정 스트리밍(실시간 온라인 송출) 박스를 가정에 설치한 주민은 리모컨을 눌러 마을의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화면을 볼 수 있다.
서남부 쓰촨(四川)성 안시(安溪)현에선 쉐량공정용 감시 카메라 25대와 스카이넷 감시카메라 9대를 설치하고 주민들의 TV와 연결했다.
쓰촨일보 기자는 작년 4월 한 주민의 집을 방문해 TV를 통해 총 34대의 카메라에서 송출된 실시간 화면을 시청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주민은 신문 인터뷰에서 "여가시간에 화면을 보고 의심나는 점이 있으면 마을 관리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한 감시화면을 보기 위해 휴대전화 앱(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다.
최근 쓰촨성 스팡(什방<方+부방변)시 젠타이진에서 주민간 금전 다툼이 있었고 한 청년이 흉기를 휘두를 뻔했으나 감시화면을 본 주민 신고로 경찰이 제때 출동해 유혈사태를 막았다.<br>쓰촨성 정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1만4천여 마을이 쉐량공정에 연결됐고 4만1천여 대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됐다.
또 주민 15만2천여 명이 스마트폰으로 관련 앱을 내려받아 주변 감시 카메라와 연결했다.
2016년 쓰촨성 내 쉐량 시스템 도입지역의 범죄발생 건수는 50% 감소하고 범죄검거율은 50% 높아졌다.
관영 신화통신은 "2015년 9월부터 쓰촨성을 포함해 일부 성에서 시범시행한 쉐량공정이 농촌 활성화를 위한 국가지침인 '중앙 1호 문건'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중앙 1호 문건은 향촌지역 안전 및 치안 증진을 위해 쉐량공정을 전국적으로 보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지린(吉林)·산둥·후난(湖南)·구이저우(貴州)·하이난(海南)성 정부는 이 사업을 핵심사업의 하나로 언급하고 본격 추진 중이다.
중국 국방대학 비전쟁군사행동 전문가 왕치앙은 "모든 가정이 감시소가 될 수 있고, 모든 주민이 감시요원이 될 수 있다"며 "쉐량공정은 치안을 개선하려는 주민들의 열의를 동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남성들이 도시로 떠나는 농촌의 치안유지를 위해서도 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일부 평론가들이 대중감시 네트워크로 사생활 침해가 늘어날 것을 우려했다"면서도 '감시 카메라가 공공장소에 설치돼 사생활 침해 우려는 없다'는 왕 씨의 말을 전했다.
한편, 전문 보안산업 매체인 '21csp닷컴'은 향후 중국 내 3천여 개 현이 쉐량공정에 연결할 것으로 예상돼 영상감시 업계에 100억 위안(약 1조6천833억원)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추산했다.
reali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