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맞댄 한중 기업가들'…대한상의, 고위 기업인 대화 개최(종합)
박용만·최태원·윤부근·정의선 등 국내 기업인 대거 참석
中, 미국 보호주의 강력 비판…"한반도 평화 위해 양국 협력 필요"
(베이징·서울=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배영경 기자 = 한중 고위 기업인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무역보호주의 추세에 대한 대응 전략과 경제 자유화 및 기술교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공동으로 '제1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최태원 SK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자열 LS[006260] 회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에서는 쩡페이옌 CCIEE 이사장, 다이샹룽 전 중국인민은행 총재, 다이허우량 중국석유화공그룹 사장, 수인뱌오 중국국가전력망공사 회장, 리둥성 TCL그룹 회장, 라이웨이더 촹웨이그룹 회장 등이 자리했다.
한국 측 위원장을 맡은 정 전 국회의장은 인사말에서 "한중 수교 이래 양국 간 수많은 가교가 만들어졌지만, 주요 기업인과 전직 정부 고위인사들이 중심이 돼 상설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협상의 조기타결을 통해 무역·투자·산업· 제3국 시장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또 "올해는 한중 수교 26주년이 되는 해이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 수립 10주년을 맞는 매우 중요한 해"라며 "1992년 수교 이후 한중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양국 교역 규모 역시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고 한중 경제협력의 성과를 평가했다.
그는 이어 "황하의 강물이 만 번을 굽이쳐도 동쪽으로 흐른다는 만절필동(萬折必東)의 순리처럼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역사를 한중이 지혜롭게 대처해 왔다"면서 "국가 간 거리를 좁히고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데 있어서 소통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협력이 정착되는 흐름에 발맞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한국의 신북방, 신남방 정책의 조화를 이뤄 양국이 공동 번영하길 바란다"며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서로 차이를 존중하는 가운데 공동 이익을 찾는 구동존이(求同存異)를 통해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 위원장인 쩡페이옌 이사장은 "한중의 경제·무역관계가 한중관계의 중심을 잡는 평형수이자 안전장치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라는 경협위 채널이 양국 정계와 재계의 상호소통에 도움을 주고, 한중 경제·무역관계의 지속적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쩡 이사장은 "올해 1∼5월 중한 무역량은 17.4% 성장했다"면서 "양국 경제 무역 안정화를 위해 경제와 정치적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무역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이는 중한 양국에 큰 충격을 가져다줬다"고 미국의 보호주의를 비판했다.
쩡 이사장은 또 최근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거론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발전 프로세스가 시작됐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은 아직 멀지만, 중한 양국은 중요한 이해 관계자로서 양국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발전 실현에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양측 위원단은 무역·투자·산업 등 넓은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하자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 준수를 전제로 양자 및 다자 무역체계 수호 및 보호주의 반대 ▲ 한중 FTA 후속협상의 조기타결 추진과 높은 수준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조기타결 추진 노력 ▲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신남방, 신북방 전략 연계를 위한 협력 ▲ 5G 네트워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뇌과학 등 산업과 기술 교류협력 강화 등이 공동선언문에 포함됐다.
행사 후 한국 위원단은 리커창 중국 총리와도 별도의 만남을 가졌다.
박 상의 회장은 "양국 간 민간 고위급 대화채널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양국 모두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익한 자리가 되도록 향후 활동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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