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다운 페미니즘·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입력 2018-06-28 09:30
[신간] 나다운 페미니즘·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이미지 페미니즘·톰보이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나다운 페미니즘 = 직업도 국적도 다른 44인 페미니스트가 풀어낸 페미니즘 이야기.

작가, 발레리나, 배우, 가수, 영화감독, 만화가 등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페미니스트들이 개성을 살려 에세이, 시, 만화, 그림 등 다양한 형태로 자신만의 페미니즘을 전한다.

다양한 표현 방법만큼이나 저마다 아픈 경험도, 이를 극복하는 방법도 다르다. 이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페미니즘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이 책에는 국내 작가 두 명도 참여했다.

소설가 정이랑은 여자로 태어나면서 어린 시절부터 겪은 차별과 성추행, 그리고 성인이 되고서도 이어지는 '공격'에 대해 썼다.

"한 여성의 몸과 마음은 오로지 그 여성의 것임을, 여성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행복해질 수 있음을 믿는다. 그 믿음이 나의 종교다. 당신도 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언젠가 만나게 될 것이다. 서로의 부서지고 금 간 부분이 금빛으로 수선된 것을 보고 웃을 것이다."(47쪽)

가수이자 영화감독인 이랑은 만화와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들려준다.

창비 펴냄. 켈리 젠슨 엮음. 박다솜 옮김. 380쪽. 1만4천800원.



▲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 강남역 살인사건과 미투 운동 등으로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이 주목받고 있다. 많은 여성이 여성혐오와 성평등 문제에 관심을 지니게 됐고, 페미니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은 페미니즘의 '대중화' 시대에 마주하는 한국 여성문제의 현주소를 조명한다.

성폭력 폭로 이후 피해자가 겪는 문제, 여성의 입대를 둘러싼 논쟁, 걸그룹을 바라보는 대중 심리, 저출산 문제를 인구 위기 관점에서 접근하는 정책의 맹점 등 한국 현실 속 페미니즘을 생생하게 담았다.

페미니스트 인류학자인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가 제자 8명과 함께 한국의 오늘날 페미니즘을 말한다.

저자들은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고 피해자의 고통에만 초점을 맞추는 현실을 비판한다.

양성 평등 차원에서 여성도 군대를 가야 한다는 주장은 신자유주의 시대 한국 사회의 젠더와 계급 차이를 은폐한다고 지적한다.

휴머니스트 펴냄. 236쪽. 1만4천원.



▲ 이미지 페미니즘 = 김영옥 지음.

저자가 10여년간 시각예술 작업을 하는 작가들을 만나고 그들의 작업을 바라보며 페미니즘 연구자 관점에서 20여편 작품을 소개한다.

각 작가와 작품은 성(gender)과 페미니즘 관점에서 해석된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저자는 공공미술, 사진, 다큐멘터리, 그림 등 다양한 작품을 미학, 정치, 윤리적 쟁점을 오가며 분석한다.

저자는 "미술을 포함한 모든 예술은 '문화현상'으로서 그 탄생 조건인 사회적-정치경제적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설명한다.

미디어일다 펴냄. 416쪽. 2만원.



▲ 톰보이 = 리즈 프린스 지음.

어린 시절부터 여성스러움을 거부한 저자가 여자도 남자도 아니었던 자신의 성장기를 만화에 담았다.

분홍색 치마를 입지 않고 공주 놀이를 하지 않던 소녀는 정체성 혼란을 겪었고 학교에서는 따돌림을 당했다.

여전히 '톰보이'로 살아간다는 저자는 사춘기 좌절을 딛고 당당하게 살기까지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윌컴퍼니 펴냄. 윤영 옮김. 25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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