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유, 환경·멸종위기종 해치지만 마땅한 대체재 없어"
세계자연보존연맹 보고서…"지속가능한 팜유 생산 노력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식품에서 화장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팜유를 얻는 과정이 자연을 위협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대체재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BBC방송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팜유가 나는 야자나무 농장을 조성하는 데 따른 열대우림 파괴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에서 190종 이상의 멸종위기종에 피해를 주지만 다른 대체 작물은 오히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UCN은 콩, 옥수수, 유채씨 등 유지 채취를 목적으로 한 다른 작물 재배에는 팜유 농장보다 최대 9배 더 넓은 면적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 다른 지역의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팜유는 아이스크림에서 비누, 립스틱까지 다양한 상품 제조에 쓰이지만, 환경단체들은 팜유 농장을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이 무분별하게 파괴되면서 오랑우탄과 같은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 작성자들은 세계는 식물유를 계속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야자나무를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잉게르 안데르센 IUCN 사무총장은 "전 지구적 관점에서 팜유가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간단한 해결책은 없다"면서 "만약 우리가 팜유를 금지하거나 불매운동을 한다면 더욱 많은 면적을 요구하는 다른 기름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팜유 생산을 좀 더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일치된 행동을 긴급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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