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성과 중심 변화…경북도 산하기관 낙하산 관행 깰까
30곳 중 공무원 출신 26명 "전문성·자질 갖춘 인물이어야 조직도 발전" 기대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이 공직사회 실적과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그동안 만연한 산하기관 공무원 낙하산 관행을 얼마나 깰 수 있을지가 관심을 끈다.
현재 공석이거나 올해 하반기 임기가 끝나는 출자·출연기관과 직속기관 대표, 간부 자리가 10곳이나 돼 취임 후 대대적인 물갈이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대표가 공석인 출자·출연기관은 관광공사, 경제진흥원, 문화콘텐츠진흥원, 문화엑스포 4곳이다.
임기가 끝났으나 현 도지사 임기 말이어서 공모를 하지 않았거나 개인 사정으로 임기 도중 사퇴한 곳들이다.
직속기관인 보건환경연구원 원장은 개방형 직위로 오는 30일 물러난다.
출연기관인 한국국학진흥원장은 다음 달 말, 포항의료원은 8월 3일, 농민사관학교 교육운영본부장은 8월 31일, 안동의료원장은 11월, 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장은 12월 임기가 각각 만료된다.
이 가운데 포항의료원장과 한국국학진흥원장은 연임이다.
도 산하기관 30곳에는 도청 공무원 출신 24명이 대표나 간부를 맡고 있고 다른 기관 공무원 출신까지 포함하면 26명에 이르고 있다.
올해 초에만 도 공무원 출신 6명이 산하기관으로 가거나 연임에 성공했다.
이처럼 산하기관 대표와 간부 자리를 매년 공무원 출신 전유물로 여길 정도로 낙하산 인사 관행이 되풀이되자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그런데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경북도의회는 인사 투명성을 명분으로 2016년 12월 도와 인사검증을 위한 협약을 했다.
하지만 대상이 개발공사, 경북관광공사, 포항·김천·안동 의료원 5곳에 불과해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구나 인사검증 경과보고서의 강제성도 없어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올해 김천의료원 원장과 개발공사 사장 선임을 위해 첫 인사검증을 했으나 자격과 도덕성 논란에도 인사검증위원회가 아무런 제동을 걸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철우 도지사 당선인이 계속 전문성과 실적, 성과를 중시하는 조직운영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어 산하기관 인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기대가 많다.
한편으로는 공무원 출신 대신 선거 캠프에 있던 인사를 대거 포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경북도청 한 공무원은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그동안 측근 공무원을 배려한 산하기관장 인사가 지나칠 정도였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새 도지사 취임으로 적지 않은 변화와 혁신이 예상되는 만큼 공무원과 캠프 인사에서 벗어나 경력과 전문성, 자질을 갖춘 인물을 앉혀야 기관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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