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만 하면 뭐해"…기업문화 혁신 위한 맥킨지 조언은

입력 2018-06-27 14:00
수정 2018-06-27 15:48
"캠페인만 하면 뭐해"…기업문화 혁신 위한 맥킨지 조언은



대한상의, 기업문화 혁신 콘퍼런스 개최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국내 기업들이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각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주입식 캠페인'은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제희 맥킨지코리아 파트너는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2018 기업문화 혁신 콘퍼런스'에서 '한국 기업문화 현주소와 변화를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서 파트너는 "많은 기업문화 개선활동이 캠페인성 조치에 치우쳐 있어 우리 기업문화는 여전히 '청바지 입은 꼰대'에 머무르고 회의감만 커졌다"면서 "기업문화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되는 만큼 총체적 변화 전략부터 먼저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여러 기업에서 시행하는 기업문화 혁신 캠페인에 대한 따끔한 조언이 눈길을 끌었다.

서 파트너는 "최근 바텀업(bottom-up) 혁신이 강조되며 소통·자율 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변하자'라는 주입식 캠페인 외에 구조·리더십·프로세스의 변화가 병행되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인과 해법을 관통하는 체계적 전략 없이는 혁신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공적인 조직 변화를 위해선 ▲ 체계적 문제진단 ▲ 명확한 개선목표와 조직원 공감 ▲ 전방위적이고 동시다발적 변화 ▲ '작은 성공 만들기' 등 4대 원칙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기업마다 문제와 원인이 다른 만큼 자사의 특성에 맞는 개선 전략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업문화 개선에 성공해본 국내 기업들이 그 경험을 다른 기업인들과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최호창 KT[030200] 기업문화실장은 자사의 '1등 워크숍' 사례를 소개했다. 1등 워크숍은 회사가 당면한 이슈에 대해 부서와 직급에 상관없이 1박 2일간 토론을 펼치는 경영혁신 프로그램이다.

최 실장은 "도저히 풀리지 않으리라고 생각됐던 조직 내 현안이 치열한 끝장토론과 현장에서의 의사결정을 통해 해결되는 것을 경험하며, 조직원 사이에서 '이게 되는구나'라는 성공 경험이 확산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우리 기업들이 위기와 혁신을 너무 빈번히 강조한 탓인지 많은 직원이 변화와 혁신에 무감각해져 있다"며 "'이러다 말겠지'하는 냉소주의를 깨는 작은 성공 사례를 만들고 점진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익진 ING 부사장은 기존 부서의 경계를 허물어 업무과정에 필요한 모든 직무 담당자를 한 팀으로 구성하는 '애자일'(Agile) 기업문화를 소개했다.

그는 "100일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4월부터 재무·회계 등의 일부 부서를 제외하고 전 조직을 애자일로 전환했다"며 "시행 후 비즈니스 관련 실적이나 고객서비스 등 여러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특히 직원의 몰입도 증대가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전에는 시켜도 하지 않았을 일을 직원들이 스스로 찾아서 처리하는 변화가 일어났다"며 "평균 업무진행 속도가 2개월에서 2주로 단축되는 민첩한 조직으로 변했다"고 소개했다.

모바일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인 Toss의 이승건 대표는 "사람은 일하기를 좋아한다. 다만 일하기 싫게 만드는 요소들이 조직 내에 있을 뿐"이라며 "업무 방해 요소를 제거하고 최고 수준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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