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 "시민 한 명 한 명의 삶 챙기겠다"

입력 2018-06-27 10:18
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 "시민 한 명 한 명의 삶 챙기겠다"

창원권·마산권·진해권 특색에 맞춘 '무지개 전략' 추진

광역시 승격 대신 경기도 100만 대도시와 '특례시' 공조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론 처음 경남 창원시장 선거에서 이긴 허성무(54) 당선인은 27일 "사람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행정에서 창원시민 한명 한명의 구체적인 삶을 챙기는 행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창원권·마산권·진해권이 각각 특색에 맞게 발전하는 '무지개 전략'을 추진하고, 광역시 승격 대신 경기도 수원시, 고양시, 용인시 등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대도시와 힘을 합쳐 광역시 수준의 행·재정적 권한을 가진 '특례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허 당선인과 일문일답.

-- 선거 때 '사람중심·새로운 창원'을 내세웠는데 구체적 실천 방안은.

▲ 지금까지는 주민보다 행정이 우위에 있었다. 토목·건설 위주 행정을 하느라 사람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시민 한명 한명을 보살피는 행정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저소득층 임산부들이 자녀를 출산할 때 공공산후조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사람중심 행정 사례를 예를 들 수 있다.

청년들은 지속 가능성을 높여주는 정책이 필요하고 어르신들 복지정책을 만들 때는 인생 후반기에 구체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청년이든, 노인이든, 유아·청소년이든 창원시민 한명 한명의 구체적인 삶을 챙기는 시정이 필요하다.

-- 특정정당이 독점한 이전 창원시정을 평가하면.

▲ 보수정당이 오랫동안 창원시정을 맡으면서 혁신의 기회를 놓쳤다고 본다.

전국이 2%, 3% 성장할 때 창원은 1%, 0%밖에 성장하지 못했다. 민선 시대 역대 시장들이 발전의 기틀을 쌓는 것을 소홀히 해 창원시가 낡고 정체된 도시가 됐다고 생각한다.

-- 사상 첫 민주당 소속 창원시장 당선인이다. 시민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낼 전략은.

▲ 그 점 때문에 잠이 안 올만큼 걱정이 많다. 공원일몰제·마산해양신도시 조성·진해 육군대학부지 개발 등 예민하면서도 시민 기대가 큰 사업이 많다.

각종 현안을 잘 풀어나가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그렇다고 빨리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지는 않겠다.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사업은 차근차근 처리해 나가겠다.



-- 선거 때 창원은 창원답게, 마산은 마산답게, 진해는 진해답게 만들겠다고 했는데 청사진은.

▲ 3개 지역 각각의 역사전통에 맞게 더욱 발전하는 무지개 전략을 추진하겠다.

마산은 과거 상업 중심지, 문화예술이 숨 쉬는 도시였다. 또 4·3 독립만세운동, 3·15의거, 부마 민주항쟁, 6·10 항쟁을 이끈 민주화 정체성과 정통성이 있는 도시다.

문화예술과 민주화 전통을 계승해 역사가 빛나는 도시로 만들겠다.

창원은 뭐라고 해도 기계공업의 메카,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도시다. 4차 산업혁명에 맞게 창원국가산단을 고도화해 기계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

남북 화해로 평화시대가 오면 방위산업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있다. 그러나 방위산업은 평화 시에 더 중요하다. 국내수요로만 한정하지 않고 수출산업으로 키우겠다.

진해는 군항이 있는 곳이자 관광도시로 유명하다. 군항제를 더욱 새롭게 발전시키고 명동 마리나, 웅동복합관광레저단지와 연계해 해양레저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

-- '빛나는 땅'이던 창원시가 '녹슨 도시'가 됐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준비한 30년 먹거리는.

▲ 마산해양신도시를 미래로 가는 도시로 만들 것이다. 우선 조성비용이 적절했는지 살펴보는 등 공사비 검증을 하고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활용방안을 찾겠다.

창원국가산단 구조고도화를 통해 기계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 마산자유무역지역, 봉암공단, 진북산업단지 등 마산지역 산업단지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겠다.



-- 남북 화해 분위기가 민주당 압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창원시 차원의 남북 교류 복안은.

▲ 남북관계가 정상화하고 교류를 시작하면 창원시가 첫 번째 혜택을 받게 된다.

전력문제만 해도 개성공단처럼 남쪽에서 전기를 계속 송전하기 힘들다. 북한에 어떤 식으로든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

발전소 설비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들이 창원국가산단에 모여 있다. 철도도 이어진다면 역시 창원시에 있는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다. 창원시가 남북 화해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

-- 창원국가산단 구조고도화, 마산해양신도시 등 산적한 대형 현안을 풀려면 정부 도움이 필수적이다. 소통방안은.

▲ 대정부 소통은 시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 청와대, 국회, 총리실, 행정 각부를 부지런이 많이 다닐 생각이다. 선거 때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과 창원지역 현안에 대한 공동공약 발표를 했다. 김 당선인 도움도 많이 받을 것이다.

-- 인구 106만 명으로 사실상 광역시 급이지만 수만 명에 불과한 군(郡)지역과 같이 기초자치단체에 묶여 있다. 덩치보다 옷이 너무 작은데 해결 방안은.

▲ 광역시는 제 앞의 시장이 추진했지만 혼자서 외롭게 주장하다 끝이 났다.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운 광역시보다 법적 지위는 기초지방자치단체를 유지하더라도 광역시 수준의 행·재정적 권한을 가진 '특례시'를 경기도 수원시, 용인시, 고양시와 힘을 모아 추진하겠다.

지난 5월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서 3개 수도권 대도시 민주당 시장 후보들을 모두 만났다.

그때 당선되면 보조를 맞춰 '특례시'를 추진하기로 의기투합을 했다. 이번 선거 때 4개 시의 민주당 후보가 모두 당선됐으니 다시 만나 특례시 추진을 논의할 것이다.



-- 시장 혼자서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 4천여 명의 창원시 공무원 참여를 이끌 방안은.

▲ 시장이 열심히, 사심 없이 일하면 공무원들도 열심히 일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 공정한 인사를 해 공무원들이 능동적, 자발적, 적극적으로 일할 분위기를 만들겠다.

-- 제2부시장, 산업진흥원 원장, 문화재단 대표이사, 정무특보 등 주요 직책이 공석인데 인선방침은.

▲ 정무직은 능력이 있어야 하지만 정치철학도 시장과 같아야 한다. 정무적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문화재단 대표, 산업진흥원장 등은 탁월한 능력이 필요한 자리여서 고민해서 선임하겠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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