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직전까지 갔던 나이지리아 '아, 아, 아르헨티나'
후반 40분까지 1-1로 팽팽히 맞서다가 결승골 내주고 탈락
최근 24년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만 5번 만나 '5전 전패'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아프리카 축구의 강호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크라잉넛의 노래 가사 '아, 아, 아르헨티나'를 알고 있었다면 틀림없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따라 불렀을 것 같다.
나이지리아가 아르헨티나와 지독한 '월드컵 악연'에 다시 한 번 땅을 쳤다.
나이지리아는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1-2로 졌다.
비기기만 했어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나이지리아는 후반 40분까지 1-1로 팽팽히 맞서며 16강 진출의 부푼 꿈을 안고 있었지만 후반 41분에 아르헨티나 마르코스 로호에게 통한의 결승 골을 내줬다.
결국 1승 2패가 된 나이지리아는 1승 1무 1패의 아르헨티나에 밀려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나이지리아의 '아르헨티나 징크스' 시작은 24년 전인 1994년 미국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그리스와 한 조였던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에 1-2로 졌다.
이때만 해도 나이지리아가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전 결과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이번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는 '질긴 인연'으로 묶였다.
나이지리아가 본선 진출에 실패한 2006년 독일 대회를 제외하고 매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가 된 것이다.
그리고 1994년부터 이번 대회까지 24년간 월드컵 다섯 차례 맞대결에서 5전 전패를 당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연달아 0-1로 졌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그래도 아르헨티나와 나란히 16강에 올라 분한 마음이 덜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와 동반 탈락했고, 2010년에는 같은 조에서 아르헨티나와 한국이 16강 티켓을 가져갔다.
특히 이날 아르헨티나 결승 골의 주인공 로호는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2-2 균형을 깨고 결승 골을 터뜨렸던 선수다
나이지리아가 이날 남은 5분을 마저 버티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면 왠지 1-1로 비기고도 그동안 아르헨티나에 당한 설움을 통쾌하게 설욕하는 기분이 들었을 터다.
게다가 4년 전 맞대결에서 두 골을 몰아친 아르헨티나의 간판 리오넬 메시에게는 사실상의 '월드컵 고별전'을 선사할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또 아르헨티나의 벽을 넘지 못한 나이지리아가 다음 월드컵에서 다시 같은 조가 돼서 앙갚음할 기회를 얻기를 바랄 것인지, 아니면 이제는 그만 만나고 싶을 것인지 그 마음을 알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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