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美국방, 베이징 도착…비핵화 대북압박 요구할 듯(종합2보)

입력 2018-06-26 20:14
매티스 美국방, 베이징 도착…비핵화 대북압박 요구할 듯(종합2보)

북미정상회담 후 비핵화 조치에 미중 조율 차원…대만·남중국해도 의제

中매체 "美국방장관 방중 앞두고 中, 대만 인근서 군함 훈련"

中외교부 "중미간 이견 정상적인 일…상호 협력하면 극복 가능해"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26일 방중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 역할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 속에 불거진 대만 및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전망이어서 미중간에 설전이 예상된다.

26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중일 순방에 나선 매티스 장관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이번 순방 일정이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에 이어 28일 오후 한국, 그리고 29일 일본을 거치는 것으로 짜여진 점을 고려하면 매티스 장관의 행보는 사실상 중국에 방점이 찍혀있다.

매티스 장관은 취임 후 17개월 동안 아시아를 7차례나 방문했으면서도 유독 중국만은 찾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그가 2박 3일간 베이징에 머무는 이유는 지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한반도 비핵화와 이에 대한 중국 역할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국이 북한에 항공노선을 확대하고 경협 지원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엔 대북제재를 엄격히 지켜야 한다는 미국 정부 입장도 강력히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원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까지 하며 중국이 북핵 해법으로 주장해온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사실상 수용한 상황이라 이를 토대로 중국의 대북 비핵화 압박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순방에 앞서 기자들에게 조만간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특정 요구사항이 담긴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방중은 이 시간표를 북한에 제시하기 전에 북한에 최대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과 사전 조율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매티스 장관 방중에 대해 "중미 양군의 교류는 양국 교류와 협력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면서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중은 양측이 예전에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중미 양국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로 양측이 상호 협력과 존중을 확대하면서 이견을 처리하는 원칙에 따라 경제 무역 등의 문제를 다루는 게 관건"이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바람으로 같은 방향을 향해 가면 극복하지 못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매티스 장관의 해외 순방 일정이 중국에 집중된 것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를 조속히 추진하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또한 최근 '중국 역할론'을 강조한 바 있어 주요 당사국으로 참여하는 조건으로 미국의 북한 비핵화에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댜오다밍 인민대 부교수는 "한반도 문제가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중에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면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북미가 화해 분위기로 가고 있어 향후 지역 안보 질서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댜오 교수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은 단지 첫걸음에 지나지 않으며 북미 화해로 미국은 북한에 안전 보장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중국이 빠질 수 없어 미중간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에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철수를 꺼낼 수 있으며 미국은 중국의 한미에 대한 군사 정찰 활동을 중단 또는 축소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매티스 장관은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는 대만 및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중국 함정이 대만에 근접해 항해하고 대만 전투기가 이에 맞서 긴급 발진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 미국이 측면 지원하는 대만을 놓고 미중 갈등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미국 전략폭격기 B-52의 남중국해 진입으로 군사 갈등이 첨예해지자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방공요격 훈련으로 맞서는 등 군사충돌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군사 사이트 '81.cn'은 26일 매티스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프리깃함과 구축함을 포함한 중국 해군 함대가 대만과 필리핀 간 바시해협과 대만 해협을 포함한 대만 인근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이번 중국 해군의 훈련은 여러 지역에서 실전 전투 능력을 배양하고 전함과 해병대 등의 훈련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훈련이 끝났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중국 해군의 훈련을 두고 매티스 장관의 방중 기간 중국이 대만 문제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만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 해군 함대의 동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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