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키나와서 미군비행장 조성 반대 시민들, 대규모 해상 시위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沖繩)현에서 추진되는 미군비행장 이설공사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5일 공사장 인근 해상에서 카누를 타고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집회는 같은 현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 연안에서 개최됐다.
이곳에서는 같은 현 기노완(宜野彎)시에 있는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비행장을 이전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비행장 건설을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다음달 17일 예정된 헤노코에 대한 대규모 토사 투입 공사를 앞두고 이설저지를 위해 카누와 소형 선박 70여척에 나눠 타고 반대 집회를 했다.
이날 해상보안청 선박이 카누 등의 헤노코 공사장 접근을 금지하면서 양측간 마찰도 빚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토사를 투입하지 말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손푯말을 들고 "기지를 만들지 말라"고 외치며 정부에 항의했다.
집회에 참가한 40대 남성은 "아름다운 바다를 매립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4월 헤노코 앞바다에서 비행장 건설을 위한 첫 단계인 호안공사(해안 침식을 막고 보호하기 위한 공사)가 시작된 이후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인근 주일미군 슈워브 기지 앞에서 항의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후텐마 기지는 기노완시 한가운데 있는 미해병대 비행장 기지다.
기노완시 면적의 4분의 1을 차지하는데다 주변에 주택 밀집지역이 있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이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당초 1996년 미일간 합의에 따라 2003년까지 미군 측이 이 기지를 일본에 반환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키나와현 내로 이전하는 데 대한 내부 반발로 반환 일정이 미뤄져 왔다.
헤노코 지역의 공사가 정부 목표대로 2020년 말 마무리돼도 실제 기지 이전은 2022년 이후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군 측도 이전 반대 여론 등을 고려해 후텐마 기지를 계속 사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choin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