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한미연구소 청탁논란 국장…"직권남용 아니고 품위손상"
"신청자로서 행위"…그러나 품위손상으로 보고 정직이상 중징계 요구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감사원이 '한미연구소(USKI) 청탁 이메일 논란'과 관련해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 장 모 감사원 국장을 조사한 결과 직권남용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정직 이상 중징계를 내부 징계위원회에 요구했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3월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USKI 예산지원을 중단하기로 하자, USKI 측은 홍 행정관을 지목해 '청와대 개입설'까지 제기하는 등 반발했다.
이 와중에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홍 행정관의 부인인 장 국장이 남편과 자신이 재직하는 감사원을 앞세워 방문학자로 뽑아 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메일을 공개했다.
장 국장은 지난해 USKI에서 국외교육훈련을 마치고 올해 3월 복직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파견관으로 근무 중이었다.
감사원은 4월 20일 장 국장의 국회 파견을 면하고, 대기발령 상태에서 두 달 넘게 직권남용·품위손상에 해당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감사원은 "장 국장이 작년 1월 24일 방문연구원 선정을 위해 USKI 구재회 소장에게 이메일을 송부했다"고 이메일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이어 "정부예산 지원을 받는 USKI에 배우자(홍일표)가 소속된 국회의원실에서 지적했던 문제 해결을 도와줄 수 있다고 한 것은 감사원 간부 직원의 처신으로 부적절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이메일을 보낸 행위가 감사원 국장으로서 직무 권한 범위에서 이뤄진 게 아니라 연구원으로 선정해달라고 신청자 개인 자격으로 한 것이기에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감사원은 USKI 구재회 소장 등을 이메일 또는 대면 조사했고, USKI측 관계자들도 장 국장의 이메일에 대해 일부는 "압박으로 느꼈다"고 진술했지만, 일부는 "과한 표현도 있으나 압박할 의도로 보이진 않는다"고 엇갈린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측은 직권남용을 불인정한 상태에서 '품위손상'과 관련해 중징계를 요구한 것은 엄격하게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은 다음 달 중 외부위원이 과반을 차지하는 징계위를 소집해 품위손상에 관한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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