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오징어는 옛말, 동해 어획량 반토막…"中 불법조업 영향"(종합)

입력 2018-06-25 15:43
수정 2018-06-25 15:43
울릉도 오징어는 옛말, 동해 어획량 반토막…"中 불법조업 영향"(종합)



명태 4만6천t→1t 급감…전문가 "노가리 남획 영향 크다"

남한 주변 해수 표층 수온 상승…고등어·멸치 등 난류성 어획량 증가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울릉도 특산물로 유명한 오징어가 동해보다 남해에서 더 많이 잡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통계청이 공개한 '기후(수온) 변화에 따른 주요 어종 어획량 변화' 보고서를 보면 국내에서 흔히 먹는 일반적인 오징어인 살오징어 어획량은 1996년에 25만2천618t에 달했으나 작년에는 8만7천24t 규모로 축소했다.

통계청은 연근해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난류성 어종인 살오징어의 어획량이 1990년 이후 증가 추세였으나 최근 동해 북측 해역과 한일 공동수역 해역까지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이 확대하는 등 영향으로 어획량이 급감하는 추세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살오징어 어획량은 동해에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해역별로 보면 동해권(강원·경북)은 1970년 6만7천922t이었는데 작년에는 3만2천500t을 기록해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남해권(전남·경남·부산·제주)은 같은 기간 4천68t에서 5만1천874t으로 크게 늘었다.



한류성 어종인 명태 어획량은 1986년 4만6천890t에서 작년 1t으로 급감했다.

동해안 해역 수온이 상승하면서 명태가 북태평양으로 이동했고 어린 치어(노가리) 남획으로 자원량이 부족해져 2000년부터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측은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명태 어획량 급감에는 수온 변화보다는 남획이 미친 영향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의 명태 관리 담당관인 양재형 동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는 "명태의 미성어(노가리)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명태 어획량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명태는 수심 100m 이상의 저층에서 주로 많이 서식하는데 저층의 수온은 거의 변화가 없다"며 "수온이 명태 어획량에 끼친 영향에 관해서는 더 분석해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한류성 어종인 꽁치 어획량도 크게 줄었다.

꽁치 어획량은 1975년 2만5천958t을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757t에 그쳤다.

도루묵 어획량은 1970년 1만6천110t에서 작년에는 4천965t으로 줄었다.

어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기온 상승과 남획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남한 주변 표층 수온은 최근 50년 사이에 1.12도 높아져 상승 폭이 전 세계 평균(0.52도 상승)의 약 2.2배에 달했다.

통계청은 "어획량 변화는 기후(수온) 변화 이외에 어선·어구발달, 남획 및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나 일부 어종은 기후(수온) 변화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난류성 어종은 어획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고등어류는 1970년 3만6천256t에서 2017년 11만5천260t으로, 멸치는 같은 기간 5만4천47t에서 21만943t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에 따라 동해권(강원·경북)에서는 1970년에 풍부하던 명태, 꽁치, 도루묵 어획량이 크게 줄었고 전갱이류는 같은 기간 21t에서 2천373t으로 급증하는 등 대표적인 수산 자원도 변화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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