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6·25전쟁 68주년, 국가 위해 헌신한 분들 기억해야

입력 2018-06-24 15:38
[연합시론] 6·25전쟁 68주년, 국가 위해 헌신한 분들 기억해야

(서울=연합뉴스) 6·25전쟁이 발발한 지 올해로 68주년을 맞는다.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 전쟁으로 3년 동안 전 국토가 폐허가 됐으며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수많은 전쟁고아가 생겨났고 지도급 인사들이 납북됐다. 헤어진 가족의 생사를 모른 채 수십 년이 흘렀다. 전쟁이 끝나고 6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아직도 많은 이산가족이 북에 있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6·25 전쟁 기념일은 여느 해와 다르다. 남북관계에 온기가 돌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 간 4·27 판문점 선언에 이어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언급됐고, 6·25전쟁 중 전사해 북한 지역에 묻힌 미군 유해 200여 구가 미국으로 송환된다. 3년 가까이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도 8·15를 계기로 재개하기로 하는 등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6·25 전쟁 기념일을 맞아 잊지 말아야 할 일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예우이다. 정부가 지원하고 있으나 미흡한 수준이다. 우선 해야 할 일은 6·25전쟁에 참전했으나 아직 등록되지 않은 참전유공자를 계속해서 발굴하는 것이다. 군인 신분이 아닌 상태로 참전했던 유공자들도 신상을 확인하고 생존자들을 찾아야 한다. 참전군인과 유가족들에게 주어지는 보상금과 참전수당을 인상해 현실화하고, 6·25 전사자 유해를 끝까지 발굴해야 한다. 참전유공자들이 고령화됨에 따라 의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진료비 감면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등 보훈복지를 강화해야 한다. 보훈병원의 의료시설을 확충하고 의료의 질과 의료지원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참전유공자 사망 시 장례서비스를 지원하고 의전을 확대하는 등 마지막 예우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현행 국립묘지법에 의하면 생전의 계급에 따라 제공되는 묘지의 면적이 다르다.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는 데 계급을 따질 일이 아니다. 누구나 목숨은 중요하다. 이 부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엔참전국들도 기억해 감사를 표하고 우호 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보훈 사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는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가 포함됐다. 정부는 국가유공자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권익 향상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자신의 헌신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고, 그 헌신이 보람 있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예우하는 것은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국가가 의무를 다하지 않아 이분들이 피폐한 삶을 산다면 어떤 젊은이가 기꺼이 나라를 위해 나서겠는가. 후손들이 나라 사랑의 정신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국가가 나서서 이들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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