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벨기에 막강 화력 만든 '프랑스 전설' 앙리

입력 2018-06-24 10:28
[월드컵] 벨기에 막강 화력 만든 '프랑스 전설' 앙리

루카쿠 "앙리는 무척 어려운 걸 주문한다…그걸 성공하면 성장한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후반전을 준비하는 벨기에 선수들 근처에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벨기에 월드컵 대표팀 수석코치 티에리 앙리(41)다.

프랑스 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끈 전설적인 공격수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벨기에 대표팀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앙리의 지원 속에 벨기에는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8골을 몰아넣었다. 러시아와 함께 이번 월드컵 팀 득점 공동 1위다.

벨기에 선수들은 "앙리에게 배웠다"는 말을 자주 한다.

특히 4골로 크리스타이누 호날두(33·포르투갈)와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는 로멜루 루카쿠(25)에게는 앙리와의 시간이 매우 특별하다.

루카쿠는 23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에서 2골을 넣은 뒤 네덜란드 NOS와 인터뷰에서 "앙리는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걸 주문한다. 하지만 내가 잘 수행하면 성장한다"며 "앙리와 함께하는 시간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실 루카쿠는 앙리의 전성기 경기를 거의 보지 못했다.

그는 18일 스포츠선수 기고전문매체인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올린 글에서도 앙리를 언급했다.

루카쿠는 "어린 시절, 우리 집에는 돈이 없었다. TV도 없었다"며 "앙리가 나오는 '매치 오브 더 데이' 프로그램도 보지 못했다"며 "그런데 지금 나는 대표팀에서 앙리에게 배우고 있다. 앙리는 내게 그가 현역 때 선보였던 놀라운 공간 침투를 가르친다"고 썼다.

주급 2억2천만원을 받는 '세계 정상급 스트라이커'가 된 지금, 루카쿠는 어린 시절의 한을 풀듯 축구 중계를 즐긴다.

그리고 앙리와 '축구 토론'을 벌인다.

루카쿠는 "아마도 앙리는 나보다 축구 경기를 자주 보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라며 "나와 앙리는 축구를 본 뒤 여러 대화를 한다. 마주 보고 앉아서 독일 2부리그 경기에 대해 논하기도 한다. 앙리와의 대화는 내게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했다.

앙리는 프랑스 대표팀에서 A매치 123경기에 나서, 51골을 넣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유로 2000년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2016년 8월 벨기에 대표팀 수석코치로 부임한 앙리는 선수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고, 벨기에 공격력은 더 상승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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