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위 땅' 서울교육청 "청사 땅값 올려달라" 이의신청
종로구에 문제 제기…작년 홀로 떨어지는 등 주변 비해 '요지부동'
도심 한복판 1만3천여㎡…광화문·지하철·병원 가까워 '금싸라기'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도심 '노른자위'에 자리한 청사 땅값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2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최근 종로구청에 청사부지 공시지가 이의신청을 냈다. 청사부지는 1만3천여㎡(약 3천951평)로 종로구 신문로2가 2-64번지와 2-77번지 두 필지로 구성됐다.
종로구가 지난달 31일 공시한 교육청 청사부지 공시지가는 1㎡당 670만원이다.
청사부지 전체 공시지가는 875억2천76만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공시지가가 너무 낮게 책정됐다며 23.9% 인상된 1㎡당 830만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장대로라면 전체 공시지가는 1천84억여원으로 1천억원을 훌쩍 넘게 된다.
교육청 청사부지 공시지가는 작년보다 5.51% 오른 것이다.
올해 개별공시지가 상승률 평균이 전국 6.28%, 서울 6.84%인 점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20% 이상 높아야 한다는 주장이 무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교육청은 '나름 타당한 근거가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이 공시지가 이의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청 접수 기간을 넘겨 신청한 바람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에는 종로구가 밝힌 공시지가(1㎡당 635만원)보다 10.6% 비싼 1㎡당 738만9천원으로 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주변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오르거나 유지됐는데 교육청 부지만 내려갔기 때문이다.
작년 청사부지 공시지가는 4.95% 떨어졌다. 반면 교육청 바로 옆 경희궁박물관(신문로2가 2-1번)은 4.1%, 교육청과 마주 보는 공원(신문로2가 1-355번지)은 10.6% 상승했다. 두 곳은 올해 공시지가도 각각 1㎡당 161만7천원과 221만1천원으로 작년에 견줘 7.23%와 12.63% 뛰었다.
종로구는 교육청 부지 공시지가만 떨어진 이유가 "인접 지역 재개발로 비교표준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별공시지가는 주변 표준지의 공시지가를 토대로 각 땅의 특성을 반영해 산정된다. 쉽게 말해 '기준'이 바뀌어 교육청 땅값이 떨어졌다는 것이 종로구 설명이다.
교육청 청사부지는 도심 한가운데 있는 금싸라기 땅이다.
정부기관과 기업이 몰린 광화문 일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고 지하철역과 대형 병원도 가깝다. 앞에는 2천400여가구 대규모 아파트단지, 옆에는 고궁이 있다.
땅 주인으로선 땅값을 올려 부를 요인이 '차고 넘치는 상황'인 셈이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청사부지를 곧 매각해야 한다. 2021년까지 용산구 옛 수도여자고등학교 터에 신청사를 지어 이사할 예정이어서다. 현 청사는 1967~1981년 준공돼 낡고 비좁은데 문화재보호구역에 속해 증·개축이 불가능하다.
교육청이 떠나면 청사부지를 서울시가 사들여 경희궁 복원사업에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공공용지 매수나 토지 수용·사용 보상 등에 공시지가가 사용되기 때문에 교육청으로선 용산구 이사 전까지 청사부지 공시지가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유리하다.
올해 개별공시지가 이의신청 접수는 다음 달 2일까지 진행되며 처리결과도 내달 중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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